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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맘 May 08. 2020

전부 무의미해지는 날

그런 어떤 날


그런 어떤 날이 있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날.


아무리 내가 멋진 계획들을 A부터 Z까지 가지고 있다 해도

또 아무리 내가 그것들을 충분히 실행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하루 종일 아파서 울고불고 보채는 아기 앞에서 

또 육아 앞에서 그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 걸까...라고 느껴지는 날 



옛날에 아무리 커리어, 학점, 어학 등등을 신경 썼으면 뭐할까...

또 지금의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과연 중요한 걸까.

아기가 아픈 현실 앞에서는 전부 무의미해지는 것을...


아파서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휴... 오늘 계획이고 일정이고 뭐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했다.

근데 지금 상황에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나도 싫다 싫어...'

아가야 제발 오늘 밤은 아프지 말자.


'82년생 김지영이 별거냐...

여기 내가 이러고 매일 육아와 내 삶 사이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네덜란드 김지영... 그게 나야 나..'


이런 날이면 나는 내가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 들며 나 자신이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그런 날들이 있다.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날.


'아가... 네가 우니까 엄마도 눈물이 난다.

어서 낫자...'


P.S 쉬운 육아라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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