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보고 싶어.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아침마다 조깅을 하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온다.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것 같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듯해 보이는 아침 조깅, 나는 그것이 오랫동안 그렇게 해고 싶었다.
현실은 느즈막히 일어나 '오늘도 해가 중천에 떴네.' 당연히 안될 걸 알면서 '내일은 해봤으면 좋겠다.'
이런 아주 희미한 생각과 다짐 아닌 다짐으로 몇 년을 보냈다.
나는 청년에서 중년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아직 기회가 많은 청년이라 믿고 싶었다.
안될 일을 일찌감치 포기하면 얼마나 좋은일일까.
왜 되지도 않을 일에 헛된 꿈을 꾸고 내가 바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크다며 좌절하고 있을까.
여러번 생각했지만 나는 그것을 원하는 것을 이루어야 내 마음의 갈증이 해소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참 간단하기도 하지. 하면 되는 것 아닐까.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누가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왜 이.리.도. 안.되.는.걸.까.
매일이 실패로 다가오고 좌절감으로 '나란 사람이 그렇지 뭐.' 라는 생각이 내 몸과 마음을 갉아먹고 있을 때,
무엇이 되었든지, 쉬워보이는 그 작은 것조차(사실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진정한 간절함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그냥 '오늘 뛰자.'의 생각이 바로 실천으로 이어지고 왜 안되는지 이해가 안될지도 모른다. 그냥 하면 되는 것을 무슨 구구절절 이유와 생각과 다짐이 필요하는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생각보다 꽤 보통사람임을 말해두고 싶다.
내가 간절함으로 가득차 새벽공기를 마시며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매일 아침 기상에 관한 책과 유튜브 등을 찾아보았다. 뻔한 말들만 적어 놓는 자기계발서보다 소설읽기가 더 우아한 일이라고 여기며 '나는 자기계발서는 별로. 다 아는 내용이잖아. 별 말도 아닌걸.'라고 말하는 이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그 자기계발서라 불리우는 책을 펼치며 읽고 생각하고 다짐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쉽게 되는 것 같은 새벽 기상과 나만의 모닝루틴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처럼 5시를 알리는 알람과 함께 눈을 떴을 때, '오늘은 좀 달려볼까' 하는 수천번 했던 그 생각이 오늘 정말 실천할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이 왔다.
평소처럼 차를 우리고 책을 꺼내 탁자에 올려둔 후 운동복을 갈아입고 아주 오래 전 깔아두었던 달리기 어플을 켜서 재생버튼을 눌렀다. 아침과 어울리는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음악과 함께 뛰었다.
'달리기는 절대 안돼.'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고, 나는 오늘 달렸다.
물론 오래 달린 것도 아니었다. 가벼운 외투를 벗고 땀을 흘리기에 12분이면 충분했다. 매일 마시는 따뜻한 차가 아닌 시원한 물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을 굉장히 느리고 별볼일 없는 사람이라서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이야기하는걸까.
생각보다 나는 정말 보통 사람이었다.
'나는 왜 안될까.' 그 생각조차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 누군가들도 이렇게 시작한 경우가 정말 많았고 여전히 그렇게 단순해 보이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마음깊이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다짐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그냥 되는 일은 아닌 것들.
우리가 그 누구나에 속하지만 아무나가 되지 않을 수는 있다.
물론 아무나에 속해도 상관없다. 자신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대부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고 준비가 된다면 언젠가 그 누구나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아무런 돈도 도구도 필요 없는 준비.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만들어가는지 나부터 이야기를 써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