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공기, 그 냄새

-가을,겨울을 지나 봄 그리고 여름

by 애플슈즈

새벽 기상에 대한 꿈만 가득 안고 살다가 단발성이 아닌 실제로 습관 연습을 시작했던 때가 작년 가을의 끝자락, 11월 2일이다.


새벽 5시의 하늘은 깜깜했고 공기는 차가웠다.

따뜻한 홍차를 우리며 30분가량 스쿼트, 런지 등의 전신운동을 하고 나면 땀이 나고 추위를 느끼지 못한 채 웅크림을 벗어나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해가 뜨지 않은 깜깜한 하늘에 홀로 일어난다는 것은 더 힘들게 느껴졌다.

4시30분 기상을 알리는 책을 읽고 4시 30분으로 알람을 맞춰보기도 했고 그러다 항상 10분 정도는 더 꿈틀대며 4시30분과 5시 그 사이, 4시 45분이 되면 이불을 밀고 거실로 나왔다.

마음 속에 오래 담아두었던 바람을 실천한다는 그 단순한 사실이 나에게 매일을 새롭게 열어주었고 나는 계속 그 기운을 이어가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습관으로 굳어져 내 생활의 당연한 일부가 되는 건, 겨울,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어렵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감히 내가 보통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끈질긴 사람이라는 것도 인정해야겠다.

포기하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도 못한 상태.

우리는 다 그렇지 않은가.

물론, 새벽 기상을 완벽히 이루어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자극을 주는 분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그냥 무너졌다 다시 반복했다 하는 것 아닐까.


신기한 것은 처음 도전이 무너졌을 때는 '나는 안돼. 역시 안돼.'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온 마음을 휘감았는데 몇 번 성공을 해보고 나니, 그 성공의 경험이 '해봤잖아. 다시 할 수 있어.'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번 주 좀 엉망이었네, 다음주는 잘 해보자.'


이전의 나는 이 단순한 생각이 잘 안되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그것은 실패의 반복과 그 경험의 축적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실패할까봐 아예 도전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

나는 그 조차도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 틀을 깨고 나오기까지는 참 오래 걸렸지만,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로 했다.

대단한 것을 이루기 위해, 눈에 보이는 그럴싸한 성공을 목표로 달리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 단지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에 주목해보기로 했다.


"이걸 왜 굳이 하는거야?"


"그냥, 좋으니깐. 해보고 싶어서."


그게 내 답이었다.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실제로 해보는 것, 그 경험들이 쌓여 새로운 내가 되어간다는 기분을 이제야 느낀다. '너무 늦은 것 아닌가, 난 이제 무엇을 시작하고 달리기보다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 나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내 안의 소리에 조금 더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번주 새벽 기상은 엉망이었다. 이제 내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습관이 잡혀간다고 생각했는데 아침 운동도 아침 독서도 제대로 못했다. 다시 마음이 흐트러져 갔다. 그래도 다시 돌아올 힘이 쌓이게 되니 언제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오늘, 토요일 아침 5시, 습습한 공기를 품은 아침을 가볍게 시작해본다.


그 무거웠던 아침이 이렇게 가볍게 느껴지기까지, 내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늦가을 시작한 나의 새벽 차가운 공기가 겨울, 봄을 지나 5월이 되니 오늘 처음 덥고 습기를 머금은 아침 공기기로 바뀌었다. 밤새 잔뜩 비가오고 지금도 보슬보슬 내리고 있다. 처음으로 반팔만 입고 정원에 나갔다. 가디건조차 필요없어진 새벽 5시, 이제 새벽이라하기도 어색하리만큼 5시면 하늘이 환해지고 있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 새벽의 공기를 조금 더 깊이 느껴보고 싶다. 이제 1년 중 반 바퀴 돌았으니 아주 느리지만 이렇게 가다보면 다시 가을을 느낄 때 즈음, 나는 더 단단한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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