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을 보는 눈
오늘은 새로 발령난 곳으로의 첫 출근날이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생활, 새로운 사람들은 언제나 나를 긴장하게 한다.
내가 분명 이 일을 다시 하기로 선택했고 원했다할지라도
직장생활이 주는 긴장감은 일 시작 전에는 설렘보다 더 크게 온다.
오늘 첫 출근을 하고 나니, 나의 걱정보다 시작이 주는 기대감에 조금은 안도하게 됐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당연하다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한 일이었음을 알게 되자
문득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싶었다.
한편으로, 이렇게 나이 들어가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브런치에서 우연히 직장생활 고충에 관한 글을 읽는데
나의 20대 첫 직장생활이 떠올랐다.
나 또한 직장생활이 고되고 힘들어 그 한계치가 넘어섰던 것인지 이직을 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힘들어하고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을거다.
그 때 나의 직장생활을 담은 일기는 온통 힘듦이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괴로움, 직장상사의 눈빛, 일에 대한 회의감
그런 시간들을 보낸지가 오래되어 타인의 직장생활 고충을 들었을 때,
나의 젊은시절, 나도 그러했지.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는 다른 삶에 눈을 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을 대한 자세,
단지 직업으로서 내 일을 대했다면 나는 아마 더 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 일을 하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을테니깐.
김혜자님의 연기가 자신의 삶이라는 말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는다.
삶으로서의 일.
직업이라 이야기하기 왠지 자존심이 상하다는 말.
내가 나의 일에 직업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나는 모든 순간 어떻게 하면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를 궁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왜 계속 일을 선택하고 지속하는지 생각해봤다.
나 자신으로서의 삶.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였다.
내가 소속된 집단 속에서 나의 역할이 주어지고
공식적으로 그 곳에서 일하며 배운다.
시스템이 장착된 곳에서 그 규율을 이해하고 터득하고 나만의 일들을 확장시켜 나간다.
세상이 나의 놀이터가 되듯
내가 이 직장에서 나의 역량을 늘려간다.
내가 있을 수 있는 공간, 자리, 기회가 있음에 한없이 감사하다.
나에게 이러한 긴장감과 설렘이 없다면,
아마 그 때는 이 일에 대한 두근거림이 없다는 말이 아닐까.
매너리즘에 빠질 수 없이 늘 신규처럼 긴장이 함께하지만
내가 일을 바라보는 시선,
그 설렘이 내가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내가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치는 뭘까.
자주 생각해본다.
구하다보니 구해지는 기적을 경험하며,
오늘도 내가 할 수 있을 일을 하며 살아간다.
감사일기는 어떻게 쓰는건가, 싶었는데
모든게 진심으로 감사할 일로 느껴지니
감사일기가 이런걸까 싶다.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일로서 직업을 가짐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