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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쌤 Apr 09. 2020

영어책 읽히는 엄마 #2

#2 우리 아이도 리딩 레벨이 올라갈 수 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레벨테스트를 봤던 영어학원의 매일반에 보내게 되었다. 

주 3회 수업을 듣게 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1년 동안 매일 영어에 노출이 되었던 아이의 일상을 갑자기 바꿔버리면 그동안 아이가 익힌 영어실력이 다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초등 1학년은 수업시간이 짧기 때문에 매일 학교가 끝난 뒤 집에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2시 40분부터는 학원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영어 유치원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갑자기 학원의 수업 분위기를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아이는 생각보다 학원 생활을 즐거워했고 학원의 수업도 곧잘 따라갔다.



아이가 다니던 학원에서는 아이들의 레벨에 맞게 매일 한 권의 책을 집으로 보내주었는데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하기 전에 학원에서 빌려온 책을 먼저 읽도록 했다. 

우리 아이보다 리딩 레벨이 높게 나왔던 같은 유치원 출신의 아이도 같은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어느 날 그 아이 엄마로부터 하루 한 권이 부족하다며 세 권씩 넣어달라고 학원 측에 요청을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우리 아이도 하루 세 권의 책을 보내달라고 학원 측에 부탁했다.



그 학원에서는 매월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왕을 뽑아 일주일간 학원 벽에 붙여 놓았다. 

책만 읽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ar사이트에서 읽은 책을 검색해 북 퀴즈를 풀어 정답률이 60% 이상이 돼야만 책을 읽은 것으로 인정이 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히기로 마음먹은 이상 독서왕이 되면 아이가 책을 읽을 동기부여도 되고 보상도 되어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하루하루 틈나는 대로 열심히 책을 읽혔고 꼬박꼬박 북 퀴즈도 풀도록 지도했다.



당시 아이의 리딩 레벨은 1점대 중반 정도였기 때문에 그림이 주가 되고 글밥이 적은 책들을 빌려왔는데 아이가 그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1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교 후 차로 이동하는 동안 잠깐씩 책을 읽도록 했고 밥 먹을 때나 화장실에서 큰일 볼 때에도 책을 쥐어줬다.

다행히 아이는 한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책 읽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열심히 한 아이에게 드디어 독서왕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졌다. 

독서왕 타이틀은 학원에서 총 8명 정도의 아이에게 주어지는데 학년 관계없이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받게 된다. 

열심히 읽어준 아이가 기특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만큼 책을 읽는 아이가 이렇게나 없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영어교육으로 이름이 난 대형 학원의 아이들의 독서량이 이렇게 적다는 것에 꽤나 놀랐다. 

그 후로도 아이는 나와 함께 매일 책을 두세 권씩 읽었고 그 학원에 다니는 동안 독서왕 자리는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었다.



아이가 영어학원에 다닌 지 4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학원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플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런 어린아이들이 토플시험을 보다니.. 

처음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학원 측의 설명을 들어보니 아이의 객관적인 영어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학원에서 준 토플 준비 문제집을 다 풀어보지도 못한 채 시험을 봤다.

몇 주 뒤에 받은 토플시험의 결과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성적표 안의 리딩 레벨은 충격적이었다.

성적표에 나와있는 렉사일지수가 125L이었던 것이다.

이 지수는 원어민 유치원~초1 초반에 해당하는 시기의 리딩 레벨에 해당한다.

이 학원을 다니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리딩 레벨에 이건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5개월간 나름대로 책을 열심히 읽힌다고 읽혔고 또 학원에서의 성적도 좋았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아도 지금 아이의 리딩 레벨을 잡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학원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한 달 동안만 아이에게 열심히 책을 읽혀 리딩 레벨을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만약 한 달 동안 책만 읽어 아이의 리딩 레벨이 오른다면 앞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책을 읽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오르지 않는다면???

학원을 믿고 조금 더 지켜보는 수밖에...

마침 아이의 여름방학이 다가왔고 나는 여행을 간다는 핑계로 한 달간 학원을 쉬기로 했다.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나는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영어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틈나는 대로 인터넷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들을 검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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