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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바다를 오감으로 경험하는 법

보아 노바 레스토랑&레카 스위밍 풀

by 사과집

88일간의 건축기행 #4



포르투갈에서 며칠만을 남겨둔 날. 이미 리스본과 포르투에 한 달 반을 머무르고 곧 스페인 마드리드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이제 포르투갈에서 가장 아껴둔 곳을 갈 때였다. 바로 알바로 시자가 건축한 보아 노바 레스토랑Boa Nova Restaurant이다. 88일간의 건축 답사에서 가장 많이 보러 간 곳도 알바로 시자의 건축물이었다. 보아 노바 레스토랑은 알바로 시자가 26살에 만든, 그의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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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 걸쳐진 레스토랑


포르투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해안가 마토지뉴스Matosinhos. 이곳에 보아 노바 레스토랑이 있다. 뭉게구름이 지평선 가까이에 낮게 깔린 3월의 어느 날이었다. 선글라스를 끼지 않아도 바다 위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직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흐린 날이라 답사하기에 적절했다. 답사의 시작은 주차장에서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는 것부터다. 입구로 올라가는 모든 계단과 벽의 재질은 희미하게 빛나는 아이보리 색이다. 마치 파도의 포말과 닮아있다. 군더더기 없이 직선적인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다 보면, 계단 위에 지평선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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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자의 미니멀리즘은 대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건축이란 본질적으로 홀로 존재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지역과 맥락적 관계를 형성한다. 알바로 시자는 특히 대지의 특성을 건축에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건축가로 유명하다. 시자는 건축 설계 전, 선입견과 의도 없이 대지에 대한 정보를 수용하기 위해 직접 거주자가 되어 대지를 체험하거나, 항상 대지 가까운 곳에서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니멀리즘한 그의 건축물에 쉽게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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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노바 레스토랑의 뒤쪽은 대지의 특성이 더 잘 살아나 있다. 레스토랑은 콘크리트 바닥 위에 ‘세워진 게’ 아니라, 암석과 돌이 요동치는 지면 위에 건물이 자연스럽게 ‘걸쳐져’ 있다. 암석이 삐죽삐죽하게 나름의 능선을 만드는 것처럼, 레스토랑의 능선도 종잡을 수 없이 삐죽빼죽이다. 높낮이가 다른 건물, 지붕과 굴뚝의 유연함……. 이 모든 게 어우러져 레스토랑과 바닷가는 하나의 곡선을 이룬다. 보아 노바 레스토랑은 바다 위에 걸쳐진, 지평선과 하나가 되는 레스토랑이다. 기후와 조수, 식물과 암석, 도로와 도시의 관계를 예리하게 고려한 사람이 만들 수 있는 풍경이다.


0626b0e31cfed.jpg ⓒ보아 노바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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