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카사 다 무지카(Casa da Música)
88일간의 건축기행 #3
건축을 테마로 여행하기를 권한다. 나처럼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답사를 핑계로 평소라면 가지 않았을 장소를 체험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건축 답사는 역사•종교적 건물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알바로 시자의 첫 번째 건축물인 보아 노바Boa Nova 레스토랑을 본다는 핑계로 포르투 바닷가 절벽 위에서 미슐랭 셰프의 디너를 즐기고, 12명의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개성이 담긴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Hotel Puerta América을 답사한다는 핑계로 ‘자하 하디드 디럭스 룸’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처럼.
렘 쿨하스의 건축을 보러 간다는 핑계로 피아니스트의 독주회를 감상한 것도 그런 종류의 기쁨이었다. 포르투 보아비스타 지역에 있는 카사 다 무지카Casa da Música는 세계 최고의 어쿠스틱 음향을 자랑하는 ‘음악의 집’이다.
카사다 무지카에 가려면 메트로를 타고 동명의 역 Casa da musica에서 하차하면 된다. 출구가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오자마자 기하학적인 덩어리가 보이기 때문이다.
카사 다 무지카는 보아비스타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보아비스타 광장은 19세기 프랑스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장소다. 초록의 화단과 나무 사이로 우뚝 솟은 이베리아 반도 전쟁 기념비Monumento a la Guerra Peninsular가 눈에 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낮은 주택지구가 동심원처럼 펼쳐져 있다. 이 주변은 노동자들의 주거 지구로 형성된 곳이기 때문인지 포르투 시내보다 관광지라는 느낌이 덜하다. 특히 카사 다 무지카는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는 존재다. 친숙한 주거단지 사이에 외벽에 콘크리트를 드러낸 거대하고 기하학적인 콘서트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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