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로 빡친다고?
여행한지 47일차. 치앙마이에서 씀. (10.6)
-
오늘 밖에서 도전한 모든 메뉴에 실패해서 기분이 매우 구리다. 오전에 작업한 집 근처 커피숍에서 시킨 와플은 칠리 잼과 콩가루가 얹은..와플이었다. 사진만 보고 시킨 것이 문제였다. 얼마 먹지 못하고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갔다. 배고파서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밖에서는 몰랐는데 매장 안에 들어오니 파리 한마리도 없고, 노래도 없어서 적막만 가득하고. 내가 들어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사람인지 주인도 어색하게 자리를 안내하고. 심지어 주문을 받은 사람이 주방에 요리를 하러 갔는데, 뭔 재료가 부족한지 뛰쳐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편 가게에서 무언가 사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나는 가만히 핸드폰을 보며 뒤돌아보지 않았다. 제발, 맛이라도 있어라. 그리고 맛이 없었다. 60바트에 사먹을 볶음밥을 120바트나 주고 사먹었는데 맛이 없어서 슬펐다. 마지막으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추천 받은 카페에 갔다. 굳이 헤매다 들어온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간신히 앉은 자리는 불편했다. 이미 기분이 별로인 상태였는데, 설상 가상으로 옆 사람은 왼발을 오른다리 위에 올려 계속 만져댔다. 그걸 보고 난 후부터 이상하게 발냄새가 났다. 그때 내가 기분이 구린 상태라 그 광경을 본 순간부터 내 뇟속에서 에어 발냄새가 작동한건지 진짜 발냄새가 난건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구글 맵과 다르게 이 카페는 6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아니 구글 맵에는 8시까지록 했는데.. 나는 고작 30분 있으려고 커피를 산게 아니라고… !
여권을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기차를 놓친것도 아니고. 볶음밥을 비싸게 먹고 발냄새를 맡은 것 만으로도 빡친다. 요즘 너무 평온한 삶을 살다보니 이런 사건에도 감정기복이 심해진 걸까요? 아뇨 제가 존나 소심하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