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의 회사 생활은 이러했습니다.
지금 회사를 다닌지 4개월이 되었을 무렵 나는 퇴사를 하는게 맞을지 매일 같이 고민을 했다.
팀 내부에서 내가 하는 일 중 대부분은 팀 내부에서 부르는 '잡무'와 같은 일이 8할을 차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내가 했던 잡무는 팀장님이 하기 싫어하고, 번거롭게 느끼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매체별 광고 비용 정리하기
-회의실 예약하기
-팀워크를 다진 다는 명목으로 매일 오후 4시에 회의하기
(그리고 회의록 작성해서 제출하기)
참고로 이 당시에 회의에 참여했던 마케터와 디자이너 분은 각각 9년, 10년의 연차로 내가 리드를 하기엔 다소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이것 역시 좋은 경험이 될거야..'라고 2-3개월 정도
꾸역 꾸역 참으면서 매일 회의를 이끌었다.
하지만, 퍼포먼스 마케터인 팀장님께서는 매출이 잘 나오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분이었지만
출근 했는데 전 날 매출이 저조했다.고 하면 그 날 오전 회의부터 직원들을 말로 조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분명 30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아침 오전 회의는 1시간을 지나 2시간까지 진행한 적이 있었고, 그 날 오전 회의로 이미 기가 쭉 빠진 탓에 우울했던 적도 많았다.
(회의만 끝났을 뿐인데, 곧 점심시간이라니..ㅠ)
입사 초반엔 인수 인계 받은 내용을 이행하기 급급한 터라 시간이 너무 부족한데, 이런 상황이 나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 날에는 그의 불평 불만을 온 몸으로 받아야 했고, 팀원과 이견이라도 생긴 날에는 말로 상대를 무너 뜨리겠다는 생각으로 윽박을 지르던 분이었다. (경력직이었다면, 이 때 퇴사를 준비했을 것 같다. 하지만, 난 이 모든게 다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혈질인 팀장님과 함께 일을 하면서 팀원들은 한 명 씩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폭언에 스트레스를 받은 동료들은 한 명씩 그만 뒀고 새로운 팀원을 뽑으면 얼마되지 않아 또 그만두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리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팀장님과 나, 단 둘 만 팀에 남아있던 때도 있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암흑기였달까..)
팀장님은 다른 팀원이 그만두면, 나에게 갑자기 메신저를 해서 회의실로 불러냈다. 그리고는
'00님이 오늘까지만 근무하기로 했어요. 나도 참 안타까운데..'와 같이 진심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말과 함께 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하지만, 사과도 잠시 팀장님의 감정은 모두 매출에 의해 좌우되었고, 매출 외에 유일하게 눈치를 보는
존재인 회사 대표님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나에게 또 소리를 질렀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폭언과 괴롭힘에 나의 마음은 점점 지쳐갔고, 업무를 하다가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나를 보면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에게 마케터라는 일은 정말 간절했던 것이었다. 비전공자인 내가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고, 나는 여기서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사람 때문에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팀장님이라는 존재 때문에
-어쩌면 다시 내 인생에서 마주하지 않을 사람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오기로 목표를 세우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는 1년동안 반드시 꼭 해내고야 말겠다는 목표들 그리고, 그 목표를 보고 스스로 달려가자고 다짐했다.
(난 절대 넘어지지 않아. 난 절대 지치지 않아. 나는 강하다!!! 우어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