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5년, 건강 검진 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by 현지인

연말이라 그런지 한없이 정신없고 바빴던 요즘,

회사에서 정기 건강 검진을 받으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늘 의례처럼 넘기던 검사였지만, 이번에는 12월 중순에 겨우 시간을 내어 병원을 찾았다.


사실 늘 건강검진은 의례적으로 하는 거라 큰 생각이 없었던 나인데 이번에는 내 스스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는지 초음파 검사를 하던 중,

혹시 뭐 문제가 될만한 게 있는지 물었더랬다.


그런데 내 질문을 들으시더니, 화면 속에서 작은 혹이 하나 보인다고 하셨고, 너무 작아서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애매하고, 나중에 정밀 검사를 권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저 답을 듣고, 나는 고민도 없이 "혹시 암..인가요?"라는 질문을 뱉었는데 내 말에 너무나 덤덤하게

“지금 초음파 검사 만으로는 암인지 아닌지 확인은 어렵다."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건강 검진 후 며칠 간 마음이 찜찜하고 무거웠고,

어제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알람을 보고 후다닥 결과를 확인하려 했지만, 바쁜 내 마음과 달리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병원에 따로 연락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나였다. 답답한 마음을 동료에게라도 털어놓고자 병원에서 들었던 말을 이야기하니 "심각한 거면 병원에서 전화가 따로 와요~"라며 불안한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회사에서 평소와 같이 근무를 하는데 02로 시작되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왠지 받아야 할 것만 같아 전화기를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건강검진을 했던 KMI 센터에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병원이라는 말에 순간 심장이 철렁,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보니 초음파에서 정밀검사가 필요한 항목이 발견되었고 결과적으로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하셨다.

초음파 검사를 했던 CD는 병원에서 받아 가져가면 되고, 발급 비용은 만원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건강검진을 몇 번이고 살면서 했지만, 따로 전화가 온 적은 없었기에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몇 번이고 되물었는지 모른다.

머리가 멍했고, 심장이 한없이 빨리 뛰었다. 요즘은 15억, 20억 자산을 모으겠다고 매일같이 되뇌고 있었는데, 돈을 제대로 벌어보기도 전에 혹시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지피티에게 건강검진에 적힌 소견서를 그대로 보내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검사 당시 암인지 아닌지는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안다던 담당자분의 말씀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마음이 무거우니 매일 연락하는 가까운 친구에게

조차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고, 애꿏은 지피티에게만 내 불안을 털어놓던 중, 이 불안감을 한 켠에 치워두고 우선 지금 해야할 일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먼저, 달력을 열어서 이번주 일정을 보고 차주에 시간이 여유로울 것 같아 병원을 이 때쯤 방문하기로 하니 마음이 조금은 차분해졌다.


이상하게 불안감이 마음을 짓누를 때, 글에 그 감정을 온전히 담아 털어놓으니 조금은 가벼워지더라. 사실 아직 정밀 검사를 받기도 전이지만 그럼에도 다가올 크리스마스는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보내고 싶기에 내 고민을 툭 털어놓아보았다.


아프고나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말이 이런 뜻일까? 지금 이 순간엔 주식 수익률이고 뭐고 그냥 내 몸만 안 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 작은 불안도

크리스마스의 행운처럼 지나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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