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 시즌이 다가왔다. 회사 경험이 없을 때는 채용 사이트에 있는 많은 기업들의 공고만 봐도 가슴이 뛰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이 분야에 경력을 쌓아서 시니어가 된 내 모습이
얼마나 멋있을까?'
경험이 없는 자에겐 꿈도 희망도 자유이기에 머릿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는게 나에겐 너무나 즐거웠다. 하지만, 몇 개의 회사를 경험하고 나서 느낀 사실은 '회사는 현실이라는 것'
결국엔 이익집단 이기에 그들은 나에게 월급을 주고,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길 바라는 것이고 나는 월급을 받고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회사에서는 한 달의 시간을 버티는 것조차 지옥이었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1년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기도 했다.
직장인의 이력서에 1년 미만의 경력들이 우수수 기재되어 있는 건 결국 성실하지 못하다는 낙인을 찍히게 만들기 때문에 근속을 위해선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안목도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회사를 선택하기에 앞서 반드시
‘걸러야 하는' 회사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간혹 채용 공고를 보면 6개월 혹은 더 짧은 기간동안 수시로 공고가 올라오는 회사들이 있다. 특히나 같은 포지션으로 채용 공고가 반복적으로 올라온다면, 입사자가 단기간에 퇴사해서 공고가 다시 올라왔다고 추측해도 좋다. 아무래도 단기간에 직원이 퇴사하게 된 것에는 회사와 흔히 말하는 fit이 맞지 않아서 그만둘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막상 회사에 들어가보니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거나 실망했다거나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는 수습기간이 종료되는 직원분들이 꽤나 많이 있다. 실제로 그 분들과 대화를 나누어보면 말씀하시는 내용이 거의 다 비슷한데 회사가 직원에게 요구하는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사실 입사 후 주어지는 수습기간이라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사람이냐 라기 보다는 이 기간동안 회사에 잘 적응해서 앞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회사를 다 다녀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직원들의 근속을 바란다면 근속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마땅히 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BM: Business Model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주는 회사, 시장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는 회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안정적인 BM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간혹 스타트업 공고를 볼 때면 '이 서비스 신박한데? 근데 돈이 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 역시도 스타트업의 경험이 없을 때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지만, 워낙 스타트업의 시장의 흐름이 빠르고, 투자를 받아서 운영을 해야 하나보니 안정적인 BM을 구축하는 것이 거의 숙명과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서비스가 맘에 들어서 회사를 선택하기 보다는 이 서비스를 통해서 어떻게 실질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지 사전에 꼭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매출 상황을 알고 싶다면 사람인에서 회사 이름을 검색하고 재무 정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정보(매출액,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자본금)는 확인이 가능하니 입사 전에 미리 확인해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막연한 꿈과 희망이 있었다. 스타트업은 도대체 어떤 곳일지 상상만 해도 두근거리고 빨리 그 세계로 들어가보고 싶었달까? 그러던 와중에 원하는 스타트업의 채용 공고에서 유사한 내용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대 사항:
-스타트업 문화에 익숙한 사람
-스타트업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
그 때 불현듯 들었던 생각은 일단 취업이 되기 전까지 막연히 면접만 보기 보다는 스타트업의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자! 그리고 나는 로켓펀치 채용 사이트를 통해 정말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당시에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나의 기준은 그저 내 마음이 이끌리는 것, 재미있겠다라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나는 큰 고민 없이 회사 입사를 결정했다.
입사를 하고 알게 된 대표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가 있었는데
-대학생이라는 것
-(당시 기준) 25살이라는 것
-회사 일 외에 과외를 부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
-회사 경험이 없다는 것
면접을 볼 때 1시간 남짓 느꼈던 대표에 대한 인상은 상냥하고 야무지다는 것이었지만, 함께 일을 할수록 흥미로운 사실들이 정말 사실이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회의 시간을 장난처럼 여기고, 대표라는 직함에 취해 있다는 느낌, 그리고 과외를 다녀온다고 직원에게 말하고 퇴근하는 모습 등
직장 생활을 경험한 나에게 있어서는 쇼킹 그 자체일 수 밖에 없었던터라 난 그 회사를 정확히 한 달만에 런했다. 하지만, 1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어쩌면 스타트업은 이처럼 날 것 그대로 일 수 있고 0에서부터 채워간다는 초심자 혹은 부처의 마음이 필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모든 경험은 값진 것이니 이제는 한 달 간의 어린 대표와의 회사 생활을 추억하며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꽤나 감사한 일이다.
나의 말이 절대 정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이직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사전에 회사에 대한 조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 꼼꼼하게 살펴보고, 갈 수 있는한 최고로 좋은 회사에 다들 입사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