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프롭테크 기업인 Zillow의 <Zillow Talk>를 번역본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번역하는데 2달, 감수하는데 1달, 에이전시 통해서 판권 수입하는데 2달, 박영사와의 출간 계약에 또 1달이 걸렸네요. 추천사는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유선종 교수님,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조인혜 사무처장님,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의 고병기 편집장님, 리치고인베스트먼트 홍춘욱 대표님, 그리고 태평양감정평가법인 이창규 대표이사님께서 해주기로 하셨습니다.
올해 여름 출간되는 <Zillow Talk>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역자 소개 : 오성범 평가사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와 부동산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했고, 제 22회 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해 태평양감정평가법인에 근무하고 있다. 2017년 한중일 감정평가협력회의에서 프롭테크를 주제로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감정평가 지원시스템과 부동산 자동평가모형을 개발했으며, 현재 온라인 부동산 시세조회 서비스 ‘랜드바이저’를 운영 중이다.
역자 서문 : 감정평가사가 질로우를 공부하는 이유
질로우는 ‘미국 부동산 업계의 아마존’ 혹은 ‘세계 프롭테크 기업의 롤모델’로 불린다. 질로우는 각 주에서 별도로 관리하던 미국의 주택정보를 통합해, 시세추정, 매물정보, 담보대출, 리모델링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부동산 시장의 생태계를 장악해가고 있다. 미국인 10명 중 1명이 매일 질로우 웹사이트를 방문하는데, 당장 집을 사거나 렌트할 일이 없는 사람들도 재미로 질로우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어 ‘질로우 스크롤러’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이다.
질로우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스티메이트’라는 시세추정시스템이 있다. 제스티메이트는 이용자가 검색한 주택의 적정 매매가와 임대료를 산정해 제공하는데, 이 추정시세는 전국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매일 계산되기 때문에 마치 주식가격처럼 시기별 변동추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제스티메이트에는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수백 가지의 요인이 반영되어 있는데,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요인별 가중치를 달리해 적용하며, 지역별 모델은 약 120만 개에 달한다.
<Zillow Talk>에서 질로우의 두 창업자는, 제스티메이트의 통계적 추정치를 활용해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추리하고 부동산 거래의 관행과 통념을 실증한다. 주식이 나을까 부동산이 나을까, 지금 집을 사야 할까 기다려야 할까, 어느 지역의 집을 사야 할까, 어떻게 하면 싸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을까, 이역만리 사람들의 고민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글로벌 IT 강국인 한국에도 제스티메이트 같은 부동산 시세추정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며, ‘랜드바이저’ 역시 그 중 하나이다. 한국 주택시장은 미국과 달리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 중심으로 발달해왔고, 평형과 평면이 일정한 공동주택의 특성상 시세추정이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여전히 나홀로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단독주택을 비롯해 토지, 상가, 공장, 빌딩, 호텔 등에 대한 시세정보는 부족하다. 랜드바이저는 공동주택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종류의 부동산에 대한 시세추정을 경쟁력으로 2021년 7월 론칭했고, 현재 서비스 중이다.
요즘 회자되는 ‘프롭테크’는 새로운 산업이라기보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가까우며, 구체적으로 테크기업과 부동산기업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삼투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각 기업의 농도와 압력에 따라 헤게모니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결과 만큼은 ‘테크를 활용한 더 나은 부동산 서비스’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역자는 한 명의 감정평가사로서, 감정평가산업이 강한 삼투압으로 테크를 흡수해 경쟁력과 공정성이라는 우리 산업의 가치를 지켜내기를 바란다. 이것이 감정평가사가 질로우를 공부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