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하지 않는 인간, 사라지는 존재

by 하늘담

우리는 점점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깊이 있는 사유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을 좇고,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립니다.

육체를 단련하고, 잘 먹이고, 멋지게 꾸미는 데는 시간을 아끼지 않지만, 정신을 성장시키고 영혼을 들여다보는 일에는 무관심합니다.

한 사람의 정신이 자라기 위해 필요한 책 한 권조차, 몇 년이 지나도록 펼치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입니다.

문제는 단지 무지나 게으름이 아닙니다.

우리는 점점 ‘생각하는 책임’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보다, 대신 결정해줄 지도자에게 투표하고, 의문을 품을 틈 없이 모든 걸 정답처럼 가르치는 종교에 안주합니다.

‘언제 일어나야 할지, 어디에 앉아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돈은 언제 내야 할지’,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우리는 따르기만 합니다.

처음엔 편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환멸을 느낍니다.

“나는 모든 규칙을 따랐고, 지시받은 대로 행동했는데 왜 공허한가?”

이렇게 우리는 인간이 가진 가장 창조적인 도구,

바로 생각과 마음, 정신을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인간이 단지 육체로만 구성된 존재가 아니라

정신과 함께, 더 깊은 차원의 영혼까지 가진 존재임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육체, 정신, 영혼이 하나로서 이루는 존재의 삼원성을 온전히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영혼이 깨어났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기쁨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던 기억,

시를 쓰고, 빗속에서 춤을 추고, 음악에 취했던 순간은 얼마나 오래 되었나요?

사랑하는 사람과 바다를 거닐며 새벽을 맞이했던 적은요?

혹은 아무도 없는 밤, 스스로의 가장 깊은 내면을 마주한 적은 있나요?

지금 우리는 돈, 섹스, 권력, 자극, 명예 같은 육체적 욕망에 너무 깊이 빠져 있습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잃고, 헤어나오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이제는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왜 우리의 삶 속에서 영혼의 정체성, 의식의 진화, 존재의 목적 같은 주제는 논의되지 않는가?

왜 인간을 말할 때, 육체와 정신까지만 이야기하고, 영혼은 배제되는가?

우리는 육체와 정신, 그리고 영혼까지

존재의 모든 차원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실현해가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인간의 길이며, 우리가 본래 지닌 존엄한 힘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