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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스스로 망각을 선택한 존재들입니다.

by 하늘담

우리는 본질적으로 의식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의식이기도 합니다.

실재의 깊은 차원에서 바라볼 때, 인간은 순수한 의식의 연장이지만, 물질적 현실에서는 육체라는 형상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러한 인간의 물질성과 개별성은 때때로 ‘의식의 수준이 낮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깊은 통찰을 놓친 판단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망각을 선택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본래 자신이 의식 그 자체라는 사실을 잠시 잊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 망각은 결코 퇴행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와 경험을 위한 의도된 제한입니다. 전체성과 연결성의 상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 — 분리, 다양성, 갈등, 그리고 극단의 감정들 — 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시공간 안에 육화된 것입니다.​


의식의 진동을 낮추어 육체라는 형태로 존재함으로써, 우리는 기쁨과 슬픔, 고통과 환희, 시작과 끝이라는 양극단의 드라마를 살아갑니다. 이는 ‘분리의식’이 아니라 ‘경험의식’으로 보아야 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결코 낮은 의식의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무한한 의식의 탐험가이며, 삶이라는 신성한 무대 위에서 스스로를 제한함으로써 가장 찬란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는 존재입니다. 이 세계는 망각을 통해 탄생한 위대한 실험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자기 자신과 우주를 동시에 기억해가는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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