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탄생 일지
기쁨이라는 태명을 지을 때는 세 가지 뜻이 담겨 있었다.
우리 부부에게 기쁜 소식이라서
기쁨이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들도 기뻐했으면 싶어서
기쁨이 스스로도 탄생의 과정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말의 힘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르는 이름은 더더욱 중요하다. 기쁨이는 정말 이름처럼 기쁨 자체가 되고 있다.
임신 과정 내내 기쁨이가 태어나면 지어줄 이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기쁨이의 이름에는 1. 좋은 뜻이 담겨 있고, 2. 발음하기 편하고, 3. 내 이름 중에서 한 글자를 넣고 싶었다.
나는 뜻 지(志)에 넓을 연(衍)을 쓰고 있는데, 두 글자 모두 이름에 아주 흔히 쓰는 글자는 아니라고 들었다. 특히나 그중에서도 연(衍) 자가 마음에 들었고, '기쁨이 점점 커진다'는 의미로 이름을 지어보고 싶었다. 고민했던 이름이 몇 가지 있었지만, 발음이 어렵다던지, 다른 단어가 연상되어 놀림받을까 우려된다던지, 이름 자체가 예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마음에 쏙 드는 걸 찾지 못하던 차였다.
임신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연(衍)'자를 포기하고 '지(志)'자에 집중했다. 오랜 고민 끝에 우리 부부가 결정한 글자는 '뜻 지(志)'와 '바를 아(雅)'였다. '아(雅)' 자에는 바르다는 뜻 이외에도 맑다, 우아하다, 아름답다 등 온갖 좋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기쁨이는 '뜻이 맑고 아름다운 아이'로 우리 가족이 됐다.
이번에 아기 이름을 지으면서 아빠에게도 어쩌다 내 이름에 이렇게 자주 쓰지 않는 한자를 넣게 되었냐고 여쭤봤다. 아빠의 이름에는 '터를 고르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터를 고르게 했으니, 뜻을 넓혀야지." 그게 내 이름의 이유였다. 아빠에게서 이어지는 의미였다니, 내 이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터를 고르게 하고, 뜻을 넓혀, 아름다운 뜻이 되기까지. 아빠에서 딸로, 그리고 딸의 딸에게로 이어진 이름. 이렇게까지 고려하고 지었던 이름은 아니었는데, 내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니까 우리 기쁨이의 이름을 이렇게 짓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에 참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