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소식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오랜만에, 이 곳에 쓰는 글이 아픔을 털어놓는 푸념이 아니라 기쁜 소식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다행이다, 느끼는 만큼 독자분들의 삶에도 다행스러운 일들이 가득 담겨있길 간절히 바라요.
그동안 저에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남들처럼 나름 열심히 돈도 벌었고, 좋아하는 일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으며,
무엇보다 아픔과 슬픔, 행복과 즐거움을 털어놓았던 글이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졌어요.
솔직히 저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이게 진짜 내 현실에서 일어난 일인가.
혹시 내가 지독히도 희망적인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을 매만지며 생각에 빠지곤 했어요.
또, 과연 내가 책, 이라는 것을 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걸까.
무책임하게 나무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렇기에 대략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써놓았던 글을 정리하고,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을 하며
'책임감'에 대한 무게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어요. 내 글에 대한 책임감, 내 책에 대한 책임감.
또, 우연히도 이 책을 만나 책을 읽게 될 독자분들의 시간에 대한 책임감. 그렇게 혼자서 부여한 여러 책임감을 껴안고,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오르락내리락거리는 감정을 다잡으며 글을 썼던 것 같아요. 어느 날은 행복했고, 어느 날은 슬펐으며, 또 어느 날은 막연해지기 일쑤였지만요.
그럼에도 이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내 노력의 결과물을 손으로 매만질 수 있게 된 것에 한없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모든 것이 감사해요. 처음으로 제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신 누군가에게, 제 글에 힘을 얻었다는 누군가에게, 제 마음이 이상한 마음이 아니라며 공감해주셨던 누군가에게 한없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아마도 그분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책을 낼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개인적으로 사월, 이라는 필명을 참으로 좋아해요. 정말 우연히 짓게 된 필명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사실 혼자서 고민을 조금 했었어요. 필명 그대로 책을 내야 할까. 내 이름 석자를 적어내야 할까.
나름 깊은 고민 끝에 부모님이 정성스레 지어주신 제 이름 석자를 책에 넣게 되었어요.
평생을 함께 한 이름인데도, 왠지 이렇게 만나게 되니 묘하게 낯설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책 제목은 정말 인쇄 들어가기 직전까지 다양한 후보들 중에서 고민하고 고민하다,
출판사 대표님이 지어주신 제목으로 낙점되었어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일러 작가님이신 Meg 작가님께서 책의 일러스트를 맡아주셨어요.
개인적으로 글의 느낌과 일러스트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굉장히 맘에 들어요.
이렇게 각각 챕터마다 작가님께서 예쁘게 그려주신 그림들이 자리 잡고 있어요.
* part 2에서 꼬리를 흔들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가 바로, 저희 집 막내딸인 감자입니다 :-)
글은 그저 일기장에 끄적이는 것이 전부였던 내가 우연히도 내 공간 같은 곳을 만나 글을, 내 마음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던 그때. 글을 쓰지 않으면 도저히 잠들지 못했던, 잠들 수 없었던 그때. 하고 싶은 말은 넘쳐흘렀지만 그 누구에게도 그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던, 털어놓을 수 없었던 그때. 그런 날이면 노트북 앞에 앉아 마음을 하나 둘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후련했고, 어느 날은 가슴 먹먹했으며, 또 어느 날은 눈물 훔치기 바빴던 그때. 사실 내가 쓴 글은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것이었다.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썼다.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내 마음을 보듬어 주기 위해. 이런 나도 나쁘지 않다 애틋하게 바라보기 위해. 아직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말할 순 없겠으나, 그럼에도 글을 쓰며 나를 그저 나로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나를 애틋하게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책의 제일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 있는, 에필로그의 일부분이에요. 사실 그랬어요. 제가 쓴 글은 누구를 위로하겠다는, 거창한 마음 하나 없이 그저 나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내 마음이 왜 이럴까. 그때 나는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그 날 왜 너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일까. 풀리지 않고 잔뜩 엉켜버린 마음을 차근차근 풀어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주책맞게도 글을 쓰고 수정하는 동안 과거의 저에게 많이 고마웠고, 또 그만큼 미안했어요.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해 이렇게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나는 뭘하고 있는걸까. 지금의 나 역시 미래의 나를 위해, 미안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같은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우연히도 이 책을 발견하여 읽게 되는 독자분들께도 아주 잠시라도 과거의 나를 안아주고, 지금의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무언가를 알리고 홍보하는 것에 큰 재주가 없는 저이지만,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책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에 열심히 책 홍보를 해보려 해요. 우선,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안에 담겨 있는 많은 글들 중 여섯 편을 선정해 차례대로 연재해볼까 합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책에 담겨 있는 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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