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한 달 살기 첫 번째-항공, 숙박
스카이스캐너, 에어비앤비, 이름도 왠지 신나는 부킹닷컴.
휴가를 앞두고 인터넷에서 검색 몇 개 한 것뿐인데 전화기를 열 때마다 계속해서 광고들이 따라붙었다.
그 광고들의 유혹이 싫지 않은 이유는 오래된 나의 편두통 때문이다.
20년 간 한 곳에서 일하면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며 수업하는 내 일이 참 마음에 들었지만 본사 관련 업무, 매일 작성해야 하는 업무일지, 학부모 상담 등은 끊임없이 나의 편두통을 불러일으켰다.
학기 초에 시작되어 학기 중반이면 수그러들던 그것은 반복되는 게 지겨웠는지 멈출 생각을 않고 끈질기게 머리 한구석을 붙잡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사직서를 내민 나에게
한 달이라는 휴가를 제안했고 난 그 시간이 훅 날아가기라도 할 것 같아 서둘러 최저가 항공권을 검색했다.
퇴직금으로 떠나 볼 심산이었던 나의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바람에 예산은 눈물 나게 짜게 잡아야 했지만 내 손 안에서 노는 마우스는 깃털이었고 구매 버튼을 클릭하며 내 입 꼬리는 벌써 하늘을 날고 있었다. 던져버린 사직서가 아니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호주 한 달 살이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호주시드니는 다른 지역보다 생활물가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이니 안 가볼 수
없지 않은가.
한 달을 지낼 거니 멜버른, 골드코스트, 멀게는 케언즈까지도 다녀올 수 있겠다고 옆에서는 나보다 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난 시드니에서만 한 달을 지낼 참이다. 그것도 시드니 시내가 아닌 페리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작은 동네 맨리(Manly)에서 말이다. 배를 타고 들어간다고 하니 시골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맨리는 바닷가를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치안이 제법 좋은 부촌이다. 집값, 생활물가도 시드니 시내보다는 조금 더 높지만 혼자몸도 아니고 아이들 둘을 데리고 가는데 조금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자유여행 예산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권과 숙박비이다. 최대한 저가항공사를 찾는 게 먼저 할 일이라 '스카이스캐너'에서 최저가 항공권 검색에 들어간다.
날로 똑똑해지고 있는 ai를 살짝이라도 피하려고 로그아웃을 하고 검색하는 치밀함까지 장착한다.
최저가를 발견하면 냅다 로그인을 하고 결제를 끝내야 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민첩하게)
항공요금이 비싸다 보니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어서 필히 신경 써서 할 부분이다.
2025.5월 기준 인천→시드니 직항 99만 원.
싼 가격이다.
항공권은 미리 예약할수록 싸다는 건 다 아는 사실.
항공권구매가 번거롭고 어렵다면 여행사에 일정의 수수료를 지급하면 쉽고 간편하게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으니 그것 또한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다음 스텝은 숙소다.
한 달을 묵기에는 3성급 호텔, 아니 관광호텔 급도 정말 그림의 떡이다. 비용도 그렇지만 관광보다는 살아보기에 중점을 둔 여행계획이기 때문에 그건 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 둘을 데리고 복잡한 백패커스(여행자숙소)에서 한 달을 지내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면 살아보기 컨셉에 맞는 사이트, '에어비앤비' 검색이 최선이다. 본인의 집 전체를 빌려주거나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집의 빈 방을 빌려주는 시스템인 에어비앤비는 현재 사업목적으로도 집들을 리스트에 올려놓기도 한다.
비용을 생각한다면 방하나에 셋이 지내야 하는 게 맞겠다 싶어 맘에 드는 숙소 몇 곳에 문의를 남겼지만 아이가 있어서 인지 몇 번을 거절당했다.
그렇다면 일정을 조금 수정해 본다.
맨리 중심지 바닷가 앞 숙소에 방 하나를 얻을 예산에 조금 추가하여 버스 한 번 타는 곳, 프레시워터 Fresh water에 방 세 개짜리 집 전체를 렌트하기로 한다.
2025.2월 현재 폴아저씨네 집은 에어비앤비에
올라와 있지 않다.
에어비앤비 2025.5월 기준으로 시드니 맨리를 검색해 보니
어른 1 아동 2이 숙박가능한 스튜디오 형식의 아파트는 30일 기준 430만 원이다.
이곳은 바닷가 바로 앞, 맨리 중심에 위치한 곳으로
가성비가 좋은 숙소이다.
에어비앤비에서 검색을 할 때는 후기를 꼼꼼히 살피는 편이다. 호스트, 게스트 모두에게 평가를 남길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에어비앤비에서도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이용한 사람들도 가감 없는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호스트입장에서도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게스트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그렇게 심사숙고하여 고른 프레시워터 폴아저씨네 집으로 장기숙박 할인을 받고 예약을 마친다.
휴~ 반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