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숲길에 들어서면

by 볕뉘

야행성 인간이었다.

밤에 잠자는 것이 아까웠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니 애써 잠들곤 했다.

일은 많고 잠은 늘 부족했다.

쉬는 날, 아침형 인간들이 야속했다.

내 달콤한 시간을 깨우는 그들.

나를 깨우거나 재촉하지 않았지만 잠귀는 밝아 깨다 자기를 반복하며 게으른 아침을 보냈다.

퇴직을 했다.

출근할 일이 없어졌는데 이른 아침에 눈이 떠지고 말았다.

몸에 벤 습이려니 생각하며 애써 게으른 아침을 보내려했지만 떠진 눈은 다시 감기지 않았다.

아~~ 몸에 벤 기억이 아니라 아침 잠이 없어질 나이가 되었구나~

그런거였어 ㅠㅠ


일찍 눈이 떠진 우리, 동네 산을 올랐다.

너무 이른 시간인데?

산 입구의 경사길을 오르노라면 몸은 무겁고 다리가 힘들었다.

몸은 아직 침대에서 빈둥거릴 시간이니 그럴만도 했다.

"아직 몸은 준비가 되지 않았어~"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리겠는데?"

그렇게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올라 숲길을 들어서자 순간 공기가 달랐다.

숲의 청명함이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왔다.

이른 아침, 숲에서만 느껴지는 오감의 싱그러움이었다.


"오길 잘했어!"


마주보며 웃는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이른 시간인데 내려오다니~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

안개서린 나무 사이 들어오는 빛이 신비로웠다.

나무도, 숲길도, 사람도 새롭고도 아름다웠다.


익숙한 듯 생경한 풍경에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졌다.

아침에 게으른 사람은 이른 아침에 펼쳐지는 숲의 풍경을 담고 싶었다.

무심하게 걷다 보이는 이름모를 풀들,

누군지 알 수 없지만 매일 아침 오가며 스쳐가는 사람들,

매일 매일 다른 숲 속 풍경,

고요한 숲,

맑은 새소리,

누군가 깨끗하게 청소한 등산로 등


사진으로 담지만 손으로 남기고 싶었다.

어설프고 조잡하지만 그.순간의 감각이 스민 장면을

선을 그리다 색을 입히고 아침 숲길을 담아내려한다.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사진으로 담으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숲의 풍경과,

평온하지만 치열한 생존의 외침이 있는 숲 속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