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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때때

짙은 여름

시시때때

by 박상민


버티고 버텨 보지만

결국 낮도 밤도 아닌

이시간에 더위는 날 깨운다.


기분 나쁜 열기와 축축함이

가만두지 않는 상황에

나는 다시 냉수로 온몸을

살려 보지만


짙은 더위는 이내

온 몸을 사로 잡고

눈뜬 밤을 만든다.


기분나쁜 기세의 더위가

어린아이의 이마에 올라타

사정없이 열기를

뿌려댄다.


곁에 자는 어미는

한참을 뒤척이다

삐걱거리는 선풍기를

다시 돌려본다


생각없이

실컷 먹고 실컷 즐기던 삶

결국 이모양 이꼴의

더위앞에 우리를 반성케 한다



우리보다 더 취약한

늙은 할미의 힘없는

부채질이 걱정되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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