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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시때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리

시시때때

by 박상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소리가 난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공간에 있어도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고


잠깐의 만남 속에서도

무더위에 지친 발목을

적시는 계곡물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너와 나 사이에는

어떤 소리가 나고 있을까?


나를 향해 퍼부어 대는

난잡한 분노의 소리에는

맞장구 치지 않는다



그럴땐 두 귀를 막고

요란한 소리가 쉬이 꺼질때까지

조용히 있어라.


언젠가 하염없이 쏟아내던

악취 가득한 소음으로

결국 그들 사이엔 텅 비어버린

공허한 외로운 비명만 가득해 질것이다.


오늘도 스치어 지나가는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나는 소리를

나는 지금 집중해 듣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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