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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민 Oct 15. 2022

논문

늘벗 이야기


<논문 >


“하나님 나라” “제자도” “목회” “교회” 평생 가지고 가야할 단어. 어렵고, 무겁지만, 영광스럽고, 소중한 나의 단어들. 계속해서 배우고 싶었고, 공부하고 싶었던 주제. 그래서 기독교 교육학에서, 신약학에서, 조직신학을 고민하던 가운데 은사이신 김병권 교수님은 내게 이런 말을 하셨다.


“정말 그것에 대해 알고싶고, 공부하고 싶다면, 정말 그 마음이 있다면 함께 기독교 윤리학을 공부해보지 않겠어요? 기독교 윤리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마 하나님 나라에 대해 그리고 제자도와 목회에 대해 도움이 될거에요.”


나의 인생에 있어서 학문과 신앙과 목회의 스승이 되어주신 분. 그분께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나는 어렵지만 부산에서 대전으로, 사역과 육아를 병행하며 그렇게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 돌아보면 아내의 배려와 주변의 격려와 하나님의 인도가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못했으리라.


어렵고 버거웠지만, 1년의 공부를 마치는 시점에 코로나가 온세상을 뒤덮었다. 결국 남은 1년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야만 했고, 그러다보니 금방 논문이 눈앞에 서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부담을 갖고 있던 논문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눈앞에 와 있으니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몰랐지만, 교수님과의 일대일 수업속에서 갈피를 잡았다.


다니던 학교에는 R&R이란 수업이 있었는데 한학기에 대학원 수준의 책을 선정하여서 교수님과 토론을 하는 수업이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내게 제안하신 것은 어차피 목회를 할 사람이니 책을 토론하는 수준이 아니라 책을 토대로 교안을 만들어서 수업을 해보는 방식으로 하자고 하셨다. 교수님의 공부에 대한 제안은 모두 적극적 수용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그 수업을 3학기나 진행했고, 교수님을 학생으로 두고 수업을 한다는 말도 안되는 상황속에서 유진피터슨을 더 치열하고, 깊게 읽고, 또 공부했다.


결국 나의 논문주제가 잡혔다.  <유진피터슨의 윤리적 목회 방법 연구> 이 논문의 모든 과정과 시간들이 분명 나의 목회에 뼈가되고 살이 되리라! 그렇게 시작한 논문은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되었지만, 석사 논문기간의 유애기간인 3년을 꽉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나는 내 삶의 귀한 본이되는 스승목사님을 또 찾게 되었다. 직접 볼수 없지만 그는 내게 책을 통해서 조언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니가 옳다고 이야기 해주시기도 하고, 때로는 엄중히 경고하시며, 권면하신다.


그런데 한참 논문 써내려 가는데, 교회를 개척하는 상황과 맞물리게 되었다. 생각보다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목회자 중심, 공동체 중심, 제자훈련의 프로그램중심의 목회의 한계들에 대해서 연구해 가는데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책은 정말 귀한 책인데, 대충읽거나 속독을 해서 읽어 가기엔 쉽지 않았다. 천천히 느리게 읽어가야 했기에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논문은 마지막 기한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 드디어 최종본이 나오게 되었고, 표절검사와 함께 교수님들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논문이라는 과정 속에서 정말 공부 할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다. 공부란 단순하게 지식이나 이론이 늘어나는게 아니라 지식을 머리에 담고, 다음에 마음에 새긴뒤에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개척의 1년의 과정속에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나의 머릿속에 목회를 그리게 하셨고, 마음으로 응원하셨으며, 실제로 목회 현장에서 이루어질수 있도록 격려해주셨고, 나는 그렇게 1년간 늘벗교회를 이루어 갔다. 표절율 검사를 확인하니 그냥 잘수가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탄산수 빅토리아 청포도 맛과 함께 노브랜드 감자칩을 좀 먹고 잠들어야 겠다.  


나의 논문의 한 부분 중에서...


“윤리적 목회란 하나님의 창조와 통치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음을 하나님의 성도들에게 일깨우고,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히 교회의 몸집 부풀리기와 다른 부분이다. 단순히 성도를 목회자에게 순종적이며, 잘 따르는 존재로 만들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윤리적 목회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향한 긍휼 하심에 대한 부분을 알리는 목회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깨어지고, 부서진 부분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기초로 성도를 바라보고, 성도들에게는 이웃과 세상과 구조를 향한 눈을 뜨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기초로 삼아 이웃을 환대하고, 하나님께서 한 지역에 속한 교회를 그 지역에 두고 계신 이유를 물으며 이웃들의 필요를 채워 가며 한 대 어우러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윤리적 목회인 것이다. 이것을 위해 목회자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는 하나님의 위임(委任)을 기억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함이 분명하다. 이런 윤리적 목회가 이 땅에 이루어질 때 한국교회를 향해 얼굴을 돌렸던 사람들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며, 먼저 이루어지고 있는 아름다운 빛을 주목하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우정에 대한 매력을 흠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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