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링>
우리에게는 어릴적 부터 수많은 라벨이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는 상대의 모습을 각인 시켜 누군가를 라벨링 하는 삶을 특별히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나 익숙하다.
여자라서
남자라서
지방대라서
뚱뚱해서
가난해서
다문화가정이라서
못생겨서
외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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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라벨을 덕지 덕지 붙여서 내가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게 그렇게 나를 둘러싼 라벨들이 가득 하다.
그런데 때로 이런 라벨중에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라벨이 붙여진 채로 살아가다 보면 그 라벨은 언젠가 내 삶에 흡수되어서 그 라벨자체다 나라는 존재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나는 요즘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들어가서 라벨을 떼어내 주는 수업을 하고 있다.
이세상에 따돌림 당할 존재는 없다고,
여자라서 남자라서 포기하지 마라고,
폭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조금 느려도 된다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라벨을 떼어주고 좋은 라벨들을 붙어준다.
너는 참 고마운 존재라고,
너의 삶을 같이 응원하자고,
너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고....
그래서 나는 매일 수업시작전 아이들 이름을 부르고 출석을 체크할때 마음의 날씨를 묻는다.
“비가 와요 ”
“미세 먼지가 많아요”
“먹구름이에요”
그러면 나는 대답한다.
“ 너에게 이 수업이 우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세먼지가 시원한 바람으로 오늘 저녁에 싸악 사라질거야”
“먹구름 뒤에 숨어있는 햇살이 곧 고개를 들거야”
그렇게 대답해주기를 벌써 5주째.
오늘 아이들은 나에게 긍정적 라벨을 이렇게 붙여 줬다.
공감
잘 받아주신다
친절하시다
착하고 성실하다
다정 하시다.
나에게 이미 오래전부터 한결같이
이렇게 해주셨던 그분을 닮아 내 삶에 작은 부분도 스며드는것 같아 기분이 좋은 봄이다.
참 고맙다.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