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는 보물
<토마토와 노란리본>
오랜만에 초등학교 수업이다. 예전엔 청소년과 청년에 특화되어있는줄 알았던 내게 몇해전부터 초등학생들을 향한 강의 그리고 반응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누린다.
오늘은 부산의 서쪽. 공항 근처의 초등학교 두군데를 향했다.
학교구경을 좋아하는 나는 30분 일찍와서 이것저것 구경한다.
오래된 학교였고. 학교옆에는 밭과 비닐 하우스가 가득하다.
잠시후 거대하게 비행기가 지나가고 비구름 사이에 몽환적 느낌이 가득하다.
운동장은 아주 넓고 한학년에 한반뿐인 학교의 역사와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겨있다.
학교안에 총동창회 건물도 보이고 아이들의 그림과 시도 적혀있는 터널도 보인다.
조심스레 들어간 곳에서 보건선생님께소 루이보스 차 한잔을 건넨다. 기분이 좋다. 저 멀리서 지나가는 선생님을 향해 “김XX쌤 오늘도 화이팅” 하시니 나도 덩달아 그 화이팅에 힘을 얻는다.
나는 요즘 초4를 만나러 다닌다. 아이들은 대부분 인사를 건네며 호기심있게 나를 바라보고 나는 빙그레 아이들에게 웃으며 대답해준다.
수업은 물흐르듯 잘진행되고 학생수가 적고 오래전부터 같은 반으로 올라온 서로서로가 친밀한 사이!!
그 가운데 수업을 하며 오히려 기운이 나고 신이 난다.
단 한명도 놓치지 않고 몰입되는 경험을 통해 교사는 수업에 힘을 얻는거 같다.
감사한 마음으로 다음 학교를 가려는데 토마토 농장이 눈에 띈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짭짤이 대저 토마토 농장들이 있는 곳!
나는 시간이 좀 남아서 현지판매로 쓰여있는 토마토 농장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열심을 다해 토마토를 담고 고르고 계셨다. 젊은 대표분께서 나오시더니 설명을 잠시 해주신다. 그러더니 어떻게 오셨느냐 물으셨다.
“요 앞에 초등학교에 수업하러 왔어요! 아이들이 수업을 어찌나 잘듣던지 기분도 좋고 기운도 얻고 가는중에 토마토 농장 보여서 들어왔어요!”
그렇게 말하니 갑자기 표정이 환해 지시며 자신이 이 초등학교 출신이라고 하시고 곁에서 아내 분도 반가워 하신다. 그러더니 조카도 지금 이 학교 다니고 있으며 학교위해 동창들이 많이 힘을 쏟는다고 말하셨다.‘
두분의 표정이 얼마나 밝고 좋던지 활력과 에너지가 내게도 느껴졌다.
그러시더니 박스에 토마토를 더 넣어주시고 완전 익은 토마토를 한봉지나 덤으로 주셨다.
오는길에 토마토를 차안에서 먹는데 지금까지 먹었던 모든 토마토 보다 맛있었다.
새콤달콤짭짤 오묘한 맛과 씹히는 식감까지 정말 최고였다.
이후 찾아간 초등학교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는데 비가 쏟아졌다.
간신히 피해서 들어가는데 복도에 아름다운 노란빛 작품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다름아닌 “노란리본” 내일 모레가 바로 세월호 참사 9주기였다.
20140416 그리고
잊을수 없는 숫자.
아이들의 리본 하나 하나에 담긴 메시지가 가슴을 흔들었다.
잊고있었던 그날의 아픔이 젖은 어깨와 머리카락. 사이의 차가움과 함께 더 깊고 아프게 느껴졌다.
나도 말했었다
나도 다짐했다
나도 기도했다
잊지 않겠다고
미안 하다고
그러나 사는게 바빠서
잊고 있었고
잃고 있었다.
오늘 저녁엔 조용히
세월호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한권
천천히 읽으며,
다시 기도하고
다시 다짐해야겠다.
그리고
가족들 위해
대저 토마토 슬라이스로 잘라서 오늘 이야기와 함께 간식으로 나눠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