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년 차 주말부부이다. 결혼할 때 잠시 같이 살았다. 나는 부산의 학생이었고, 남편은 울산의 직장에 다니던 터라, 울산에 신혼집을 구했다. 결혼한 지 일 년이 채 되기 전에 남편은 서울의 회사로 이직을 했다. 남편이 없는 주중에는 이전부터 함께 지내던 시누이와 둘이 살았다. 그래서 혼자 외롭다거나 힘든 것은 아니었는데, 남편이 없는 울산에서 매일 부산으로 출퇴근을 하는 것은 시간만 많이 쓰고 전혀 경제적이지도 않았다. 고민 끝에 나도 부산으로 이사를 했다. 때마침 시누이도 서울로 이동했다.
부산으로 이사를 하고 얼마 안 되어, KTX가 개통되었다. 한 달에 세 번은 남편이 부산에 오고 한 달에 한 번은 내가 서울에 가기로 했다. KTX는 우리 생활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다. 남편은 금요일 저녁 열차로 내려와서 월요일 새벽 열차로 서울에 갔다. 주말부부라지만 한 주에 사흘은 함께 지낼 수 있는 것이었다. 월요일 아침이면 새벽같이 나가는 남편을 역에 데려다주려고 일찍 일어났다. 아이가 생긴 후로는 역에 데려다 주기는 어려워 택시를 미리 예약해 둔다. 긴긴 시간을 이렇게 지내다 보니 월요일 아침은 늘 설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월요일은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기대감이나 설렘도 주지만, 월요병이라 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것이 사실이다. 내게도 이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딱히 다르지 않다. 월요일은 늘 잠을 설친다. 아침에 남편을 보낸 후 아이들까지 학교에 보내놓고 나면 그제야 긴장감이 풀린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신다. 커피타임은 마음을 안정화하는 시간이다. 그 날 마음에 드는 원두를 갈아서 정성껏 핸드드립을 한다. 그래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월요일 오전에는 일정을 잡지 않고 쉰다. 주로 덜 잔 잠을 조금 자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한 주를 버텨낼 에너지가 비축되기 때문이다.
삼주에 한 번 정도는 월요일에 네일숍에 간다. 자가면역질환이 있어서 손톱아랫살이 단단하고 딱딱하게 손톱밖으로 밀고 나올 때가 많다. 몸이 피곤하고 힘들 때면 통증도 있고 손톱이 잘 깨져버리기도 해서 네일 관리를 받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몸과 마음이 너무 바빠서, 네일숍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여유가 부러웠었다. 몸이 상하면서 시작한 네일관리는 잠시 쉴 시간이 되고, 내게 새로운 기쁨을 주었다. 삼 주간 길게 자란 손톱을 깨끗하게 다듬고, 예쁜 색을 칠하고 나면 기분도 화사해지는 것이다. 네일숍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는 즐거움은 덤이다.
이렇게 월요일 오전에 쉼과 즐거움을 더해주면, 한 주를 기운차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잔뜩 긴장한 월요일 아침을 에너지로 변환하는 나만의 마법 같은 루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