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하러 갔는데 처리된 것 같다

팀 분위기를 고민하는 팀장님에게

by 경험파트너

안 갈수록 좋지만 안 갈 수 없는 곳, 병원.

한 번도 안가 본 사람이 없는 곳, 병원


나의 시작을 보지도 못했고, 기억에도 없지만 병원이었습니다.

나의 끝도 아마.... 그럴까요?


병원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진단을 받고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진단 결과를 받았을 때는 먹먹함과 두려움... 애써 누름이 있었습니다.

반대로, 진단 결과를 받았을 때 안도감과 기쁨도 있었습니다.

눈을 뜨고 살아있었던 시간도 있었고,

눈을 감고 기억에서 존재하지 않는 시간도 있었네요.


같은 시각, 같은 병원, 같은 공간에 있어도 어떤 역할로 머무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정도 모두 다릅니다.

의사로 있었는지, 간호사로 있었는지, 환자로 있었는지, 보호자로 있었는지...

모두가 다른 감정... 상황에 따라서는 극도의 다른 감정으로 대화를 하고 헤어집니다.

누군가에게는 긴 여운으로 남았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금방 잊혀진, 혹은 지워진 시간이겠지요.

오래 머문다고 행복해지는 공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바쁜 시간에 어쩔 수 없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효율적으로, 명료하게 병원 진료가 끝나면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처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일터에서는 어떠신가요?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가 각자의 역할에 따라 움직이고는 있지만,

서로의 친밀감이 극도로 올라가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우리가 왜 만나게 되었는지, 서로가 어떤 마음으로 마주 보게 되었는지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협업을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의 비전과 목적과 목표를 공유한다면, 개인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전체의 효과성도 보게 되지 않을까요?


일터에서 만난 우리가 병원에서 만난 사이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치료하러 갔는데 처리된 것 같다. 기분 탓인가'라는 생각이 하루종일 맴도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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