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놀이가 버거운 팀장님에게
‘노올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떠세요?
어린 시절, 친구들이 놀자고 하면 정신없이 뛰어나가서 정신없이 놀다가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진 경험이 있나요? 성인이 되어서도 놀러 가자고 하면 어디에 갈까, 언제 갈까, 어떻게 갈까 하면서 계획을 세우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경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논다’라는 것은 인간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단어 중에 하나인 듯합니다.
논다 라는 단어 앞에 ‘역할’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느낌이 어떤 가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역할을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자녀의 역할로 시작해서 내가 소속되는 수많은 조직 안에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역할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하고 있나요?
저는 역할놀이가 힘든 1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힘듭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놀이처럼 진짜로 놀아보면 어떨까?’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을 계획하듯이 언제, 어떻게, 무엇을 준비할지 생각하고 즐기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놀이가 항상 하하 호호 깔깔대며 웃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잘 놀다가 친구와 다투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고, 재미가 없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친구들과 만나서 놀았던 시간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팀장으로서 역할놀이는 어떤 가요?
안 하고 싶었다, 하고 싶지 않다, 버겁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회사라는 조직에서 나를 팀장으로 직책을 부여한 것이 대충 아무나 하라고 준 것은 아닐 테고, 인정받은 것이라면 그 역할도 좀 놀아보듯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회사가 지는 것이 아닐까요?
회사라는 큰 놀이터에서 실무자로 뛰어놀다가 이제는 팀장으로 놀아보는 거죠. 팀으로는 대장이기도 하지만, 본부 단위로 보면 중간 급 대장이고, 회사 전체로 보면 리더십을 공식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받은 것이니까요.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나의 팀장을 생각하며 좋은 모습은 시도하고, 아쉬웠던 모습은 바꾸는 거죠.
뛰어노는 놀이터의 환경이 바뀌었고 친구들도 바뀌었으니 놀이 도구를 바꾸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하겠네요. 숨바꼭질하면서 놀았던 친구들도 있지만, 고무줄도 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그네도 타고, 시소도 타고, 이제는 게임도 합니다. 파란 하늘에 연을 날렸다면, 이제는 드론도 날리네요. 다양한 놀이 도구들이 있으니 이것저것 해 보는 거죠. 그렇게 놀다 보면, 어떤 놀이를 할 때 내가 재미있는지 알면 셀프 동기부여를 할 수도 있고, 친구가 재미있어하는 것도 해주면서 동기부여를 할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요?
약간 아쉬운 것은 돈을 주면서 노는 것과 받으면서 노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기는 할 겁니다. 어차피 돈은 한 달에 한번 들어오는 건데, 근무일 기준, 나머지 24일을 그것만 쳐다보는 건 좀 별로니까 재미있게 노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냥 문득 우리 팀장님들이 오늘 하루 잘 놀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놀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