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쓰임에 리액션만 하지 말고, 나의 씀에 액션하기
바쁘기만 한 팀장님에게
팀장이 되었습니다. 축하도 많이 받았습니다. 집에서도 많이 좋아해 주더군요. 구성원들이 찾습니다.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고,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구성원의 고충을 듣고, 해결해 주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집에서 싫어합니다. 집에서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낮에도 바빴는데 저녁에도 바쁩니다. 낮 시간에는 회의에 면담에 불려 다니다 보니 퇴근시간도 늦어집니다.
“팀장님, 시간 되세요? 면담 요청 드립니다”
“팀장님, OO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팀원들이 찾을 때 느꼈던 효능감이 이제는 압박감이 되어 옵니다. 얼굴에 표정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빨리 처리해 주고 다른 일을 해야 합니다.
내가 쓰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더 힘내서 몰입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일정 수준을 지나치면 소진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쓰임도 좋지만, 나의 씀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누구나, 쓰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시간’입니다. 그 시간의 씀을 보는 것이죠.
개인의 시간과 함께의 시간을 분리합니다. 함께의 시간 중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합니다. 내가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인지, 나의 불안감으로 참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시간도 정리합니다. 진짜 내가 사용해야 하는 시간인지를 봅니다. 갑자기 요청되는 사안이 있을 때, “알겠어요.”, “어떤 문제인가요?”, “내가 생각해 볼게요.”라고 답을 한다면,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알겠어요. 가능한 시간이~ (약속을 잡습니다)”
“내가 도와줄 부분을 정리해서 알려주세요.”
“우리에게 주어진 30분이라는 시간이 의미 있게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어때요?”
시간을 사용하다 보면, 남거나 밀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남는 시간? 1시간을 예상했는데, 20분 만에 끝나버리는 경우죠. 빨리 끝나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시간에 했던 일을 다시 확인하는 것에만 사용을 하거나 멈춰서 몰입도를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SNS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한다는 이유로 전혀 상관없는 파도를 타고 있기도 합니다.
밀리는 시간은 어떤 건가요? 말 그대로 계속 밀리는 거예요. 1분 밀리고, 5분 밀리고, 10분이 밀리죠. 회의 직전에 구성원과 면담을 하다가 시간이 지연되고 있어요. 팀의 일이니까 회의를 20분 뒤에 시작하자고 단톡 방에 올립니다. 다음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팀원들이 전부 자기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들은 20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될까요? 그냥 투덜대는 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회의는 또 지연이 되겠죠. 혹은 효과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가득 남은 회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그렇게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시간에 내가 무엇인가를 채우는 것이지 아껴두었다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팀장의 시간 사용 포인트는,
나의 시간을 바로 즉시 주지 않는 것, 함께의 시간이 되었을 때 시간 약속을 정하는 것, 상대의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넘어오게 된다면, 내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나의 쓰임에 리액션하지 말고, 나의 씀에 액션 하자고 말씀드려요. 시간 사용에 있어서는 자신과의 약속이 될 수도 있지만, 함께의 시간의 고려하여 팀 내 약속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