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이 있는 팀장님에게
“따르면 빠릅니다.”
중간관리자 인터뷰에서 듣게 된 말입니다. 웃으면서 말씀하셨지만, 어색하고 불편한 감정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상사의 말과 생각을 그대로 따르면,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가 빨라질 듯합니다. 그 뒤에 이런 질문도 올라옵니다. ‘빠르면 좋은 가요?’
빨라야 하는 때가 있고, 느려도 옳은 방향을 찾아가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 주셨던 팀장님의 표정과 목소리, 호흡이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상사를 따르거나, 우리 조직만의 이익을 따르는 이기주의, 개인의 이익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빠른 속도 측면에서는 빠를 수 있지만, 과정과 결과에서도 좋을지는 물음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따르면 빠르고, 빨라서 좋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1. 방향(목적) 따르기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방향을 봅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지 생각합니다. 방향이 없다면, 매일의 to do list를 지워도 공허하고, 이것이 맞는지 재차 확인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목적이 없다면 멈춰버릴 수도 있습니다.
2. 약속 따르기
방향을 정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약속을 하게 됩니다. 업무 배분이나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약속, 조직 간의 약속부터 자신과의 약속까지 그 범위는 넓습니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에서는 합의된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약속을 변경시킬 수 있습니다. 모든 약속은 소중하지만, 모든 약속이 옳은 것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 존재 따르기
나와 연결된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을 상호 존중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존중의 의미는 귀하게 여기는 것이고, 이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도 포함입니다. 우리는 서로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우리의 목적지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서로의 존재를 따름으로써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배우면서 성장하게 되는 것을 믿는 것이죠.
4. 피드백 따르기
일을 하다 보면 문제점이나 개선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누군가의 피드백을 들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만, 말한 사람의 의도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의 성공과 성장’에 대한 것이라면 따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나 따르기
나 자신을 믿고 따라보는 것도 생각해 봅니다. 내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면, 목적과 존재, 피드백 등을 수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고,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을 발견하지는 못합니다.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30년이 걸릴 수도 있고, 죽기전에 알게 된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발견하려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믿고 따르는 것도 생각해 봐야죠.
빠른 것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빠른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매일을 조급증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한 사람으로 반성을 하게 됩니다.
나를 바로 세우고,
너를 바로 세우는데 기여하고,
우리가 바로 서고, 우리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