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홍시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가을 과일 친구들인 사과로 시작해 홍시로 끝맺었다.
아쉬워서일까,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올해의 가을도 어느덧 차가운 초겨울 바람에 떠밀려 뭐가 그리 바쁜지 서둘러 옷깃을 여미고 저만치 사라져 가고 있는 듯하다.
한입 깨물면 입안 가득 퍼진 사과향의 싱그러웠던 사각임, 한기 서린 손끝까지 후끈하게 데워줄 것만 같던 생강차 한 모금의 매큼한 알싸함, 뭉클하게 터지던 부끄럼쟁이 홍시도 ‘이제 일 년 뒤에나 보겠네’ 하는 생각을 하니 괜스레 섭섭하다.
나에게 있어 내 몸을 돌보는 일은 자연의 영롱한 말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과 동의어였다.
그 과정에서 나도, 자연도 서로를 보듬어 주었고 나는 사랑을 느꼈다.(더불어 내 몸도 어느 정도 좋아졌다.)
아직은 주는 거 없이 이득을 취하고만 있지만 언젠가는 내가 밟고 있는 땅에게 나도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