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엄마는 언제나 네 가슴속에
딸아, 엄마는 모 가댓 작가의 ‘행복을 풀다’라는 책을 앞에서도 소개했었지. 두꺼운 책이라 혼자 완독 하기를 힘들어서 온라인 모임을 택했지. 매일 책을 조금씩 읽고 정리하고 인증하며, 보름에 걸쳐 읽었단다. 행복에 관해 탐구해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어.
특히, 좋았던 건 ‘행복 목록 찾기’란다. 매일 일상에서 행복한 순간들을 찾아보는 거야. 엄마가 찾았던 건, 길 걷다가 개미 만나기, 열매 맺힌 나무 바라보기, 첫째 딸과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 둘째 딸이 직접 만든 감동스러운 선물 받기 등등 이란다. 자칫하면 잊고 지나갈 법한 순간들을 찾고 기록하니까 엄마의 삶에 행복이 늘어나더라. 정확하게 말하면 원래도 엄마에게 있던 행복인데 다시 찾은 거겠지. 행복이란 부분에 돋보기를 대니까 더 자세히 보이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되는 거야.
엄마는 살면서 불행이란 파트에 현미경을 갖다 대고 살아왔었어. 아주 작고 사소한 일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며, 마치 엄마의 삶 자체가 잘못되었고, 이 가설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찾아댔지. 고통스럽고, 외롭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주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세상을 원망하게 되더라. 하지만, 이제 깨달았어. 외부에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든 그것은 믿을 게 아니야. 따져봐야 해. 그 사람들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보고, 맞다면 내가 수용하는 거지. 좋은 말은 인정하고, 배우고 기억해서 성장해야 할 부분은 익혀야 내게 도움이 되겠지. 그 사람의 기분이나 판단대로 멋대로 평가한 말이라면 그런 말은 저 너머로 흘려보내렴. 나를 위한 말이 아니라 비난하고, 칼 같은 말은 그대로 받을 필요가 없어. 나 자신을 위해서 멀리 던져 버리렴.
그러려면 나 자신이 언제나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돼. 엄마가 너에게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런 이유지. 너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사람임을 기억할 수 있도록 엄마가 알려주는 거란다. 보통은 사람들이 잘 알려주지 않거든. 스스로가 알아가겠지 하는데 조금만 도와주면 쉽게 알 수도 있단다. 내가 소중하다는 중심을 잡고 간다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행복들을 기억하고, 모으고, 마인드 통장에 입금하는 거야. 통장에 잔고가 두둑해지면 사람들과의 오해, 다툼, 이별 등의 아픔 출금에도 튼튼하게 버텨낼 수가 있단다. 기억하렴. 일상의 행복 입금하기.
넌 어떨 때 행복하니? 요즘 엄마가 볼 때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 먹을 때, 이어달리기 잘 뛰고 싶은 기대감에, 수련회 가기 전에, 방에서 혼자 생각할 때, 연어 초밥 먹을 때, 설렁탕에 깍두기 넣어 한 그릇 먹었을 때, 무엇보다 트와이스 언니들 소식 듣고, 노래 듣고, 굿즈 사고, 콘서트 갈 때겠지. 그래, 너의 행복을 열심히 찾으렴. 물론 행복을 찾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몫을 다하는 것도 기본이지.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니까, 제 몫을 해내는 것도 중요하단다. 실수하고 실패했을 때,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잘못했을 때는 질문을 던지고, 상황을 살피고, 내가 갖추어야 할 것을 배워가야 해. 너에게 필요한 부분들이니까.
딸아, 엄마와도 소소한 추억을 많이 만들자. 함께 손 잡고 걷기, 우리 딸 고민 있을 때 엄마에게 건네주기, 트와이스 굿즈 사러 같이 가기, 사진 찍을 때 딸이 v자 그리며 웃어 줄 때, 혼자 볶음밥도 척척 해 먹을 때, 세상을 오롯이 살아가는 너를 볼 때. 엄마가 더 기억할게.
딸아, 너를 임신했을 때 상담을 받으며 펑펑 울었던 날이 있단다. "나처럼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어떡해요? 딸이 엄마를 닮는다는데, 나처럼.. 나처럼 힘들면 어떡해요..." 엄마 목까지 차올랐던 이 이야기를 내뱉고 나니까 살겠더라. 너와 함께 한 13년의 시간 동안 이 불안이 클 때도 있었지만, 지금에는 확신할 수 있어. 너는 행복한 삶을 살 거라는 걸. 어찌 그리 확신하냐고? 이제 엄마도 인생을 잘 살고 싶고, 행복을 선택하고 있으니까. 우리 딸들은 엄마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엄마로 산 나에게 이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거야.
'유리상자'라는 그룹의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노래가 있어.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나오는데 가슴이 막 뛰면서 눈물이 고이더라.
‘문득 외롭다 느낄 땐 하늘을 봐요. 같은 태양 아래 있어요. 우린 하나예요.
마주치는 눈빛으로 만들어가요. 나지막이 함께 불러요. 사랑의 노래를
작은 가슴 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아름다운 세상’
혹시나, 확실하겠지만, 엄마가 이 세상에 너와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정말 피하고 싶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엄마는 너와 네 동생의 마음에 항상 살아있을 거야. 엄마가 보고 싶을 때는, 외롭다 느낄 때는, 세상에 네가 혼자인 것만 같을 때는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 알지? 버드나무와 우주잖아. 길을 가다 버드나무를 발견할 때마다, 고개만 들어도 보이는 저 하늘을 보는 거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넓고 깊게 너희를 안아주는 엄마가 있다는 걸 떠올리렴. 너의 모습 있는 그대로 응원하고, 지지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바라보았고, 너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는 걸 기억해 주렴.
딸아, 사랑한다. 너의 빛남을 기록할 수 있어 행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