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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0. 2020
온라인 강의 10시간 전, 노트북이 고장 났다
실수 경험치 상승
저는 심리 상담사이자 작가, 그리고 강사예요. 강의는 주로 부모의 감정 돌보기, 자기 사랑법을 다뤄요. 현재 가장 많은 강의는 버츄프로젝트 강의예요. 세계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이자, 제 인생의 큰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사건이랍니다.
52개의 미덕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석으로 갖고 있고, 갈고닦아 연마하면 빚 나는 보석이 됩니다. 일생을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던 제가, 이 한 문장에 얼마나 위로를 받았던지요. 저는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빛나는 것들을 보지 못하고, 빛내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거예요. 버츄프로젝트른 제 삶에 녹여 이제는 강사로서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학부모님, 중년의 어른들까지 열심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가 된 시대에, 저는 운 좋게도 작년부터 줌 강의를 이미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보다도 조금 여유 있게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고, 여기저기서 제안을 받고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저의 본업인 심리상담도 온라인으로 바로 시작했어요. 해외에, 제주에 계신 분과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죠.
내일도 버츄프로젝트 3회기 강의가 시작되는 날이라 자료 준비하고, 여유 있게 마무리를 했어요. 몇십 번을 반복해온 일이라 익숙하기도 하지만, 모든 강의는 마음 놓을 수가 없어요. 어떤 변수도 용납할 수 없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2시간이 매끄럽고,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마쳐야 하니까요.
특히 온라인 강의는 더 신경을 써야 해요. 중간에 인터넷 접속이 불안정하면 안 되고, 소리 신경 쓰고, 화면 공유하며 영상 등 체크해야 하고, 동시에 멀티로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강의 본격적으로 하면서 노트북도 새로 마련하고, 마이크도 주문해서 점점 완벽히 준비하고 있어요.
내일 오전 9시 반이면 강의 시작인데, 11시 반에 PPT 수정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노트북을 켰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해요. 아까도 영상이 재생이 안 되어 넘어갔는데 불길한 기운이 확 덮치네요.
'아닐 거야, 설마...'
오디오 재생이 안 되었고, 노트북의 자가 치유력을 믿으며 문제 해결을 아무리 눌러도...
계속 주위만 뱅뱅 도네요.. 아, 진정 멘붕입니다.
침착하게 여러 변수를 따져봤는데 꼭 한 가지씩이 걸려요. 다행히 전에 썼던 노트북을 딸이 쓰고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빌렸어요. 하지만, 장소를 랜선 연결로 안전히 가려니 잭이 없어서 안 되고, 스터디센터의 룸을 빌려야 하는데 예전에 불안정했던 경험이 있어 기기 총동원되어야 합니다. 내일 아침 9시 정각에 스터디룸 예약도 확인해야 하고, 아, 잠이 안 오네요.. 혹여나 생길 수 있는 실수들을 계속 쳬크하고 있어요. 마이크와 무선 이어폰이 같이 작동 가능한지도 확인했어요.
강의 10시간 전에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벌어졌네요. 밤이라 서비스센터를 갈 수도 없는데 말이죠. 어쩌겠어요. 방법이 없죠. 벌어진 일에서 자책하고 비난해서 기운 빼지 말고, 어떻게든 쾌적하게 머리를 써서 가장 최선책을 찾아냅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요. 강의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변수들이 생기거든요. 이제 3년 차 되어간다고, 실수들로 인해 두려워하기보다 당당하게 헤쳐가나 봅니다.
그래도 긴장은 되네요. 현재의 시나리오대로만 잘 움직여나가기를 바라며, 셀프 응원하고 있어요. 정말 감사한 건, 밤에 알았다는 거예요. 새벽이나 아침에 알았으면 멘붕으로 정신 반쯤 나가서 강의 시작했을 것 같아요.
실수는 저의 힘입니다. 실수 경험치로 저는 더 단단해지니까요.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에너지 전달하며, 강의 잘 마치고 오겠습니다!!!
강의 후기: 지금 생각해도 손이 후덜덜이네요. 다행히 스터디룸 자리가 있었고, 옛날 노트북과 스마트폰, 마이크, 무선이어폰 왔다갔다하며 무사히 마쳤습니다~ 예전 노트북이 음성에서 불안정해서 특히 긴장했었거든요.
초반에 두 기기로 오가야하는데 음소거해놓고도 몰랐더라구요. 30여분의 어머니들께서 너그럽고 따듯하게 바라봐주셔서 점차 집중할 수 있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