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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Apr 12. 2020

지하철에서 몰래 울다가, 위로 받은 날!!!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죠.


나도 주어진 상황에

잘한다고

무지 애쓰고

노력하는데

욕은 욕대로 먹고

본전도 못 찾고

자꾸 실수만 드러날 때...


얼마 전이 그런 날이었어요.

정신없이 일하러 가는데

돌부리 걸린 듯

마음이 스크래치 났지만

아픈 줄도 몰랐어요.

상담사다 보니,

저보다 더 힘든 분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야 해요.

제 슬픔은 잠시 뒤로 밀어 두고요.


정신줄 꽉 잡고,

아무 일 없던 듯

일을 마치고 나니

그제야 아파요.


사람들과 헤어져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았는데

눈물이 올라와요.

원래 전부터도

지하철서 많이 울었던 사람이라

부끄럽진 않은데요.

밤 10시를 향해가니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눈에 뭐 들어간 듯 깜박이고,

눈물을 참아내고,

두 손으로 몇 번 스윽스윽

닦아내고 있는데

...


© wisdomsky, 출처 Unsplash


갑자기 누가

제 손 위에

티슈를 내밀어요.

놀라 앞을 쳐다보니

맞은편 앉아있던

안경 쓴 남자분이

따듯한 미소를 머금고

직사각형 손바닥만 한

티슈를 제게 건네주고

내리시는 거예요.


저 무안하지 않게

배려해주시는 맘까지..


지하철 울기 경력 20년 만에

이런 일은 또 처음이라

결국

참았던

눈물이 터지네요.


저도 가방에 티슈 있었어요.

안 그런 척

안 꺼내고 있었죠.


'... 힝, 감사합니다.'


사실 혼자서

너무 무너지고 있었거든요.

그런 날 있잖아요.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도 있어서

티 낼 수도 없으니까

혼자서 걷잡을 수 없는 날요.



© pixel2013, 출처 Pixabay


스쳐가는 저를 챙겨주신

낯선 분의 마음에

 스펙타클 위로를 받았어요.


살다 보니

갑자기 무너지는 그런 날도 있고

뜻밖의 위로를 받는 이런 날도

있네요.


고개 꺾어 하늘 쳐다보며 한숨짓지 않고,

 고개 숙여 땅바닥만 세고 다니지 않기를요.


서로 눈 맞추며 살펴보고,

마음 건네받는 세상.

이미 있어요.

여러분 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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