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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Apr 16. 2020

마음껏 사랑하라

다시는 없을 듯, 그 순간

  봄이 되니 거리가 확실히 화사해졌다. 꽃도, 나무도 제 색깔들을 발산하고, 연인들이 손잡고 행복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빛이 난다.


사랑받는 것은 참 좋다. 누군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을 받는 것은 너무도 황홀하고 세상 다 가진 것 같은 시간이다. 사람들에게 절대 보여주지 않았을 모습까지도 하트 뿅뿅의 눈과 언제나 올라 간 입꼬리로 바라봐 주니 아이린도 부럽지 않다.

 나는 젊었을 때, 사랑을 많이 해 봤다. 다들 그렇겠지만 유독 더 집착한 듯 하다. 친구들이 너는 쉽게 사랑에 빠지냐고, 사랑하고 행복하면 좋은데 자꾸 아프냐구, 사서 아픔을 겪는다고 걱정했다. 그것만 아니면 삶이 무난히 갈텐데 나는 자꾸 선택을 했다. 그만큼 필요했으니까. 중독처럼 사랑받고 싶었고, 나도 괜찮은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었다. 그것이 깨어지면 밑바닥까지 내려가 침잠하다가 다시 올라온다. 그러나, 사랑이 어디 아프기만 할까? 사람 사이 관계인만큼 다양한 사랑 경험이 비싼 수업료만큼 지금의 나를 단단히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나이가 들어 달라진 점은 사랑하는 것도 참 좋다이다. 나를 더 사랑하게 되어서일수도 있다.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샌가 내 마음에 훅 들어온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고, 뭐든 예뻐보인다. 잘 해주고 싶고, 행복을 느끼도록 뭐든 하고 싶다. 힘들어도 부탁을 들어주고 싶고, 필요한 것은 없을지 찾게 된다. 엄마가 되었을 때, 이 말을 실감했다. 한 사람을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나보다 위해 주는 마음이 어떤 건지... 그 아이에게  나 역시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는데 10년이 지나니 그것도 변하더라. 엄마보다 친구, 아이돌이 최애가 되었다. 어느 틈엔가는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갈 것이다.

 사랑의 싹이 두터운 흙을 온 몸을 다해 밀어낸다. 드디어 땅 위에 얼굴을 빼꼼히 내민다. 따사로운 햇빛으로 토닥이고, 살랑살랑 바람에 흥얼거리며, 이슬비에 감성도 적신다. 정신도 못 차릴 정도로 흔들어대는 태풍도 두 주먹 불끈쥐어 견뎌본다.  내가 뿜어낼 수 있는 온 힘을 다해 뿌리와 줄기, 잎들을 펼쳐낸다. 그렇게 영원히 사랑이 함께하면 좋겠지만.. 사랑은 언제나 끝이 있다. 짧은 엇갈림도 있고, 장기 연애의 종지부일 수도 있다. 50년을 살 맞댄 부부여도 한 사람이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면 그 사랑을 다시 만날 수 없다. 사랑은 어느 한쪽이 필연으로 아픔을 겪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때 느꼈던 사랑은 내 맘에 살아있다. 한 사람에게 사랑받은 마음은 고마움, 그리움으로 남지만 온 맘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은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도 좋지만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랑에 목숨을 걸고, 누군가 위해 대가 없이 최선을 다한 나를 만난다. 그런 내가 좋고, 감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끝나면 받아들인다. 사람의 마음이란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며, 어찌할 수도 없음을 깨닫는 것이 성장이다. 아픈 내 마음도 사랑을 주었듯 내가 토닥여 준다. 잘했다고, 잘 보내주자고, 행복했던 기억 안고 다시 새 살이 돋을 때까지 보듬어준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곳에서 환영해주며, 내가 나를 아껴준다.

 

 다른 사랑이 온다. 그때 더 잘 사랑하자.  혼자여도 좋다. 이 세상을 자신 있게 갈 수 있다. 나는 어떠해도 좋은 사람임을 아니까.


마음껏 사랑하라. 다시는 이런 사랑 없을 듯이, 지금 이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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