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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Mar 23. 2021

이미 갖고 있어요, 저도!!!

상담실에서

가끔 가볍게 식사를 먹는 때가 있어요.

컵라면 등의 냄새 흔적이 남는 경우에는

당일 사용하지 않는 상담방을 이용합니다.

오랫만에 다른 방에 가서 컵라면을 먹고,

나오려는데 아무래도 창문을 연 시간이 짧다보니,

어쩔까 고민했어요.

창가에 방향제가 있길래,

샤샤샥 뿌리기로 했죠.


방향제를 뿌리면서 제 머릿 속을 순간 스쳐갔어요.

"우리 상담방에는 없는데, 여기만 있네~"

마치, 챙김을 못 받은 듯한 서운함 마음이

올라온 거죠.

센터의 실장님께 저의 원함을 더 표현하지는 않고,

마음 속에만 미해결 과제로 미뤄둡니다.


이런 패턴이 예전에는 훨씬 강했는데

요즘은 약해졌어요.

서운함을 알아차리고, 상대방에게만 탓을 돌리지 않고

제가 해야 할 것, 요청할 것 등으로 나누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요.


며칠 후, 상담실 책상 위를

오랫만에 정리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책상 위 물품의 배치를 바꾸는 중에,

깜짝 놀랐어요.

다른 방에만 있다고 서운해했던 방향제가

저의 책상 위에도 있었더라고요.


'아...

이미 갖고 있었구나..'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만 보고,

정작 제게 있는 것은 챙기지도 못한거죠.

정말 눈앞에 바로 있는 것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머리를 한대 맞은 듯 했어요.

우리의 뇌가, 참 완벽한 듯 허술함도 커요.


제가 갖고 있는 것을 먼저 정리하고

챙겨야 겠어요.

이미 제게 있는 것을 감사하며

돌봐야겠어요.


이미 저도, 갖고 있어요.

제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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