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전거를 타고 상담하러 이동 중이었어요.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 지나 지름길을 찾아 빠르게 직진 중이었죠. 제 앞의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와~~~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어요. 저 멀리 맞은편에서 오던 여학생과 서로를 알아보고는 동네가 떠나가라 "와~~~~~" 환호성을 내며, 두 팔을 벌려 서로에게 달려가요.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라 발을 동동 구르며 함박 미소를 지어요.
이 장면을 뒤에서 보면서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지더니, 지난 후에도 계속 떠올랐어요.
'나도 누군가 저렇게 두 팔 벌려 환호하며 달려와 준 적이 있었나...나는 달려간 적이 있었나..'
물론, 저희 딸들이 먼저 생각나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끝나고 엄마를 보면 두 팔 벌려 "엄마다~~~"하며 달려와 줬건만 그때의 고마움은 생각도 못했어요. 이제는 길에서 봐도 친구들 있다며, 빨리 가라는 언니들이 되어 버렸네요. 가족을 제하고, 저에게, 아니면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둘도 없는 사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이 세상에 마치 나와 너만 있는 듯이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 사람들을 무서워해서 친한 친구가 없었어요. 마음을 열지 못했고, 저를 싫어할 거라 생각하며 문을 꽁꽁 닫았죠. 다행히 고등학교 때 좋은 친구들 만나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마음 활짝 열어 좋아하는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참 예뻤어요. 그 모습이...
아, 요즘 저희 집 셋째 반려견 누리도 있어요. 집에 들어갈 때마다 그렇게 꼬리를 흔들고, 와서 앞발을 흔들어대며 어찌나 반겨 주는지요. 5분만 나왔다 들어가도 또 언제 봤냐는 듯이 반겨주는 누리도 있네요. 동네 지나가다 강아지들만 봐도 무서워 삥 돌아가던 제게 하늘이 준 선물입니다.
어제 잠시 스쳤던 그 장면으로 제가 원하는 것도 찾고, 이미 있던 것도 발견했어요. 저도 그 여학생들처럼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고,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 그 여학생들의 우정이 오래도록 이어지고, 세상 살며 여러 일들 앞에 서로 힘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