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을 때
자우림의 노래처럼 훌쩍 떠나는 것이 아니라
부담과 비난을 한 짐 짊어진 채로
미루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저에게도 완전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시험이 있다거나, 리포트를 내야 한다거나,
강의계획서나 원고를 작성해서 내야 하는 기한들이 있어요.
집안의 행사가 있어서 장을 보고,
음식 준비를 해야 할 때도 준비를 잘해야 하잖아요.
미리 계획도 세워보고,
조금씩 해 보자고도 마음을 다잡지만
몸은 꼭 데드라인에 가서 움직여요.
그렇다고 마음도 편하게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내내 어떻게 할까 고민도 하고,
하지 않는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 답답하고요.
더 이상은 도저히 미룰 수 없어서
해야 하는 시점에서야 몸이 움직여요.
완전 초집중해서 작성해서 내야 할 것을 완성합니다.
마감 1시간 전에 보내기도 하고,
정말 도저히 안 될 때는 마감을 넘기기도 해요.
저도 신뢰를 잃게 되니 그러지 말자고
다짐도 하는데 참 의지대로 안 되더라고요.
이런 분들 대부분은
자신이 너무 게으르다고 비난하게도 되고,
상담사나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이렇게도 말해요.
일을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다 보니까
실수할까 봐 두려워하고,
결국 일을 미루게 되니 실수해도 괜찮다고
자기에게 이야기해 주래요.
근데요. 이 말이 저에겐 도움이 안 되었어요.
그렇다고 완벽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거든요.
제가 최근에 상담을 받고,
제게 일을 미루는 분들을 상담하면서
알아차린 게 있어요.
일을 미루는 동안, 제가 느끼고 있는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을요.
단순히 완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험에서 비롯된 스토리가 그 속에 있어요.
저도 미루고 있는 동안의 제 마음을 들여다보니
'무섭다'는 느낌이 올라왔어요.
내가 해낸 결과를 보고 사람들이 실망할까 봐,
비난받을까 봐, 나의 능력 없음이 드러날까 봐, 무서웠더라고요.
그 감정에서 머물며 있었더니
중학교 때 일들이 떠올랐어요.
글짓기 상을 받게 돼서 좋아했는데 상을 받으러 가는 순간 국어 선생님이 제가 받을 상이 아닌 거 알라며
비웃듯 이야기하는 장면,
제가 저희 학년에서 혼자 100점을 받았다며
선생님이 좋아해 주셨는데
다음 시험에서 점수가 떨어지니
저에게 실망한 듯한 말씀을 하셨던 일들이 스쳤어요.
이런 일들은 다 기억하고는 있었지만,
제가 미루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는 건 새롭게 알게 됐어요.
그 기억들로 이십 년 넘게 고통받고 있었음을요.
다시 제가 누군가에게 실망을 받고,
그저 그런 존재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는 식의
평가를 받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그때, 너무도 아팠었으니까요.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일을 할 때마다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었음을 알았어요.
어떤 분들은 성적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수치심이 들었던 일들,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해 주지 않았던 부모님,
늘 비교를 받았던 형제자매 등등
미루게 되는 일에는 각자의 스토리가 존재합니다.
아팠지만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지금도 겪을까 봐 피하려 하다 보니
다시 나를 괴롭히게 되어요.
저는 요즘 다른 사람이 실망할 수도 있고,
잘한다고 인정해 줄 때도 있음을 생각해요.
실망한다고 제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고요.
맞지 않으면 거기서 또 고쳐갈 수 있잖아요.
또 죽음의 데드라인이 아니라
성공 라인으로 완수했다고 지지해줘요.
저도 조금씩 제가 건강한 마음의 힘을 내어서
저의 능력을 발휘하고, 안정감을 갖도록
선택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원인을 제대로 찾았으니 분명 방향도 바꿔갈 수 있겠죠?
나도 해야 할 일을 미루고만 있는 자신이
너무 싫고, 한심하고, 답답해서
방법을 찾고 싶을 때는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미루고 있는 동안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무서워서, 싫어서
몸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만큼 버텨내고 있는지를요.
분명히 그 마음에 이유가 있을 거예요.
당신도 일을, 공부를, 역할을 잘 해내고 싶으신 분이잖아요. 이미 잘 해내고 있지만, 여유 있게 준비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내실 수 있어요.
우리, 이렇게 해내는 나의 모습 상상하며,
그 만족감을 느끼며 길을 찾아가 보아요.
저도, 여러분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