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마음은 어떤가요? 저의 이 질문에 '마음? 마음이 어떻냐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 하실 것 같아요. 마음이 마음이지 어떤 상태가 있나 생각하신다면, 잠시만 마음을 만나 보세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우리를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가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는 곳이죠. 중요함에도 소중하게 보살펴 주지 않고 늘 제일 마지막으로 밀리는 곳이기도 해요. 우리는 그 마음을 꼭 만나야 해요.
마음을 만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가장 쉬운 것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거예요. 눈을 감을 수 있다면 더 좋아요. 천천히 숨을 들 이마 쉬고, 잠시만 멈추었다가 '휴~' 내쉬며 다시 천천히 숨을 내뱉어요. 공기가 싹 빠져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그 순간 마음을 느껴 보세요. 내 마음의 미동을 알아차릴 수 있어요. 마음은 여러 상태로 있을 거예요. 편안할 수도 있고, 불편하거나 답답할 수도 있어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마음과 만나는 것이 처음인 분들은 친해지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해요. 마음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는 아시죠? 마음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원하는지 감정과 생각, 욕구를 알아차려야 하거든요.
마음은 늘 변하고, 왔다 갔다 하고, 그거 안다고 돈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알아차리라고 하는 건지 의문이 드시나요? 이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알려드릴게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아래의 이미지로 정리해 봤어요. 게슈탈트 심리학자인 Zinker의 알아차림-접촉 주기(Zinker. J, 1977)로 6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어요.
알아차림의 단계는 아무것도 없던 편안한 상태에서 우리가 감정이 느껴지고, 욕구가 생기는 순간 마치 작은 공처럼 신체 감각의 형태로 나타나요. 감정, 욕구 등이 실체가 있고, 이를 알아차리면서 하나의 게슈탈트로 형성하고 이를 제대로 해소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해요. 관심을 쓰고, 방법을 찾는 등의 에너지를 동원하고, 행동으로 옮겨서 환경 안에서 접촉하며 게슈탈트를 해소하면 다시 편안한 상태가 되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몸이 협동 작전을 펼쳐 이러한 경험의 사이클이 계속 나타나고 사라지는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겨요. 유기체 안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감정과 욕구의 게슈탈트, 형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인 거죠.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경우, 알아차렸지만 에너지를 동원하기가 어려운 경우, 행동으로 옮겼지만 환경과의 접촉이 원활하지 않아 막히거나 차단되었을 경우 등등 게슈탈트가 해소되지 못했을 때는 미해결 과제가 생겨요. 예를 들어, 한여름의 대낮에 목이 마르다는 욕구가 올라왔어요. 알아차리기는 했지만, 길거리니 마실 수 없다고 아예 포기를 할 수도 있고, 두리번거리고 찾았지만 슈퍼나 편의점도 찾을 수 없을 때도 있어요. 코로나 시대에는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고, 대중교통에서는 마실 수도 없으니 목마름을 쉽게 해소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이 목마름이 해소될 때까지 몸은 수분 부족으로 짜증이 나거나, 불쾌한 기분이 들 수도 있겠죠. 이런 상태가 미해결 과제가 있다고 보는 거예요. 드디어,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에 도착해서 시원하게 마시고 나면 갈증도 해소되고, 이제 더는 목마름으로 인해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거죠.
목마름의 예처럼 우리 안에 올라왔던 수많은 게슈탈트 중에 완료되지 않은 미해결 과제 역시 쌓여 있을 거예요. 우리의 마음속에 머물러 있다가 미해결 과제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거나 살짝 틈만 있으면 차고 올라와서 해결해 달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쳐요. 트라우마라고 이야기하실 때와 비슷해요. 예전에 크게 놀랐거나 무섭고,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으면 같은 상황이 아니라도 그때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될까 봐 피하고, 두려워하잖아요. 미해결 과제의 원리로 보시면 된답니다.
여러분 안에 미해결 과제는 얼마나 쌓여 있나요? 테트리스 게임해 보셨죠. 한 줄 안에 딱딱 맞게 블록이 맞춰지면 펑하고 터지며 사라지지만, 한 곳이라도 빈 공간이 있으면 블록들이 쌓이게 돼요. 그러다 결국 천장까지 차면 게임에서 지게 되죠. 여러분 마음 안의 미해결 과제도 여기저기에 산발적으로 널려 있게 되면 마음은 무겁고, 불안함에 어찌할 줄 모르다가 번아웃이 될 수도 있어요. 다행인 건, 이 미해결 과제의 해소는 그때 하고자 했던 걸 해야만 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때 원했던 욕구만 알아줘도, 느꼈던 감정만 공감해 줘도 풍선이 톡톡 터지듯 사라진다는 거죠. 마음이 눈에 보이지 않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의 감정, 욕구, 생각을 자주 알아차려 줘야 해요. 내 마음에 올라왔던 것을 모두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이치니까요. 마음만이라도 그대로 인정해 주고, 수용해 주면 미해결 과제로까지 가지 않을 수 있어요. 또, 주기적으로 마음을 관리해 주어야 해요. 머리카락 다듬으러 미용실 가고, 손톱 잘라주는 것처럼 마음도 너무 많은 숙제들이 쌓여서 무겁지 않도록요. 어항의 물을 일주일, 이주일에 한 번이라도 갈아줘야 하는 것처럼요. 이제 우리 마음을 왜 알아차려야 하는지 설득이 됐을까요?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출처: Zinker, J. (1977). Creative Process in Gestalt Thera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