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상담실에 가지 않을 거라면

Mind Zero 프로젝트 1주 차 마무리

by 마음상담사 Uni

상담사다 보니, 주변에서 상담받고 싶다는 분들의 부탁이나 권유하고 싶은 마음에 연락처를 많이 물어보세요. 그 후에 상담으로 이어지는 확률은 20% 정도 될까요. 상담을 받고 싶긴 한데, 앉아서 이야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비싼 상담비가 부담되기도 하고,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80%의 분들은 상담실 문을 두드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으레 상담 추천해 주겠다 하시면 거의 연락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알려드리게 됩니다. 대신에 연락을 하신 분들은 상담을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전과의 삶이 달라지게 되시죠. 그만큼 상담실에서 뵙기까지가 참 쉽지 않아요.


마침 오늘 자 신문 1면 중, '자살률 감소세에도.. 30대 이하는 늘어 '하루 10명꼴'(출처: 한겨레신문, 2021년 9월 29일 자, 이지혜, 박고은 기자) 기사가 눈에 바로 들어왔어요. 40대 이상은 사랑의 원인이 암과 같은 질병이 많고 자살률도 점점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문제는 젊은 층의 자살률이래요. 10~3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며,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원이 총 3660명, 하루 10명꼴이에요. 상담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자해, 사살 상담이 같은 기간 갑절 이상 늘었다는 보고도 있고, 자살의 이유로 학업 스트레스, 대인관계, 가족 문제를 들었어요. 특히, 20대 여성의 최근 5년간 자살률이 55.2% 급증하며 여성 청년들의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큰 점을 꼽았습니다. 마지막에 'OECD의 표준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지난해 자살률은 10만 명당 23.5명으로 38개 회원국 가운데 1위다'로 기사를 마쳤어요.

기사를 읽고, 이것이 정말 우리 현실인가.. 타이핑을 치던 손에 힘이 빠지고, 멈춰지네요. 저도 미처 이 정도까지 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예전부터 청소년 사망원인 자살률 1위라는 이야기만 들어왔다가 20~30대 청년층까지 마음의 아픔이 이렇게 컸을 줄은요. MZ세대라 하며 자기표현이 확실하고,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며 삶을 즐기고 살 것 같은 세대 안에 어떤 아픔들이 있는 것일까요. 대한민국은 50여 년 만에 눈부신 고속 성장을 이뤄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은 이리도 어둡고 허기져 있는 것일까요.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주사 맞고 약 먹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정신과를 찾고, 상담실에 오시면 좋을 텐데, 아직도 넘어야 할 관문들이 있는 것 같아요. 상담사들이 아무리 오시라고 해도 상담실에 가지 않을 거라면 마음의 원리를 꼭 알려 드리고 싶어요. 정규 교육을 받는 12년 동안 필수로 배우셨어야 했는데 겉핥기 식으로만 지나간 마음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꼭 알려 드리고 싶어요. 더 이상 저희 방치하고 손 놓고 있으면 안 돼요. 앞으로 코로나 장기화와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는 물론, 가상현실이 증가되면서 마음의 힘이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이 될 거예요. 왜 이리 힘든지 이유도 알지 못하고 아프기만 하는 건 억울하잖아요. 우리, 이유를 제대로 알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고요.


앞에서 알려드린 대로 지금, 바로 1초 만에도 할 수 있어요. 여러분 마음에 지금 올라온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감정과 욕구가 내 마음의 이야기이자 목소리예요. 이것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20년, 30년 넘게 쌓여있었던 미해결 과제들을 청소하고 정리할 수 있어요. 물론, 단번에 해결되지 않겠죠. 하지만, 이 미해결 과제들을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마음이 단단해지고, 튼튼한 성을 쌓을 수 있어요.


제가 상담실에서 알아차림을 알려드리면 가만히 듣고 있다가 반문하세요. 알아차리기만 하면 뭐하냐고요. 알아차린다고 뭐가 달라지냐고요. 맞아요, 이것이 킬링 포인트예요. 알아차리고, 우리는 선택할 수 있어요. 나에게 올라온 감정과 욕구를 알아차리고, 수용해 준 후에 선택권을 내가 갖는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지 마세요. 특히, 성인이 된 우리는 더더욱요. 하지만, 제가 뇌 프로그래밍에서도 말씀드렸지만 20여 년을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친구들 마음에 드는 쪽으로 선택하고 살다 보니 익숙해져 버렸어요. 의식적으로 이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내가 선택해야 해요.


그럼, 또 반문하세요. 이 세상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함께 살아야 하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만 선택할 수 있냐고요. 다들 그렇게 맞춰 사는 거 아니냐고요. 맞아요, 아주 중요한 갈등 지점이죠.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건 프로세스예요. 결과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누구의 주도로 흘러가느냐에 초점을 맞추세요. 내가 원하는 마음은 따로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이라고 정해 놓았으니까, 혼자만 낙오되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참고 선택하는 것이 어쩌면 지금까지 자연스러웠죠. 조금만 바꿔봐요. 내가 원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사회와 환경을 살펴보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으로 나의 마음과 환경을 위한 최선을 선택을 내가 내리는 거예요. 진짜 욕구와 감정을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살리면서 다음 기회로 남겨둘 수도 있고, 과감히 내려놓거나 용기를 낼 수도 있죠. 이 선택권이 내게 있느냐, 없느냐는 나로 살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이 남았어요. 선택을 할 때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요? 너도 나도 결정장애라고 할 정도로 우린 선택을 어려워하잖아요. 우리 내면에는 여러 힘들이 있어요. 이기적이고, 본능적인 힘도 있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위한 힘도 있죠.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여러 힘들 중에 여러분들이 선택하고 고르는 쪽의 힘이 커질 거예요. 감정단어와 욕구 목록이 있던 것처럼 이 힘들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중에 골라 보는 거예요.


한국 버츄프로젝트 52개의 미덕


세계적인 인성프로그램인 버츄프로젝트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많은 미덕들이 있다고 알려줘요. 그중에서 골라낸 52개의 미덕들입니다. 이외에 공감, 경청, 희망, 내려놓음, 긍정, 바른 사고 등도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저는 단순히 선한 행동, 예절을 넘어 우리가 순간에 깨울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금껏 놓쳤지만, 이제부터 두 눈 크게 뜨고 찾아서 저장해야 할 것이 바로 내 안의 좋은 힘이에요.


사람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존재가 좌지우지돼요. 타인에게 인정받아야만 잘하는 것이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 눈치를 보고, 한 소리라도 듣거나 부정적인 반응들에 처참히 무너져 내려요. 그전에 우리가 할 일이 있어요.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 힘을 찾아주고, 실수하거나 부족했다면 다음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필요한 힘을 기억하세요. 이렇게 나를 확신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들 말에도 중심을 잡을 수 있어요.

이제 정리해 볼게요. 순간순간 올라온 감정과 욕구는 알아차리고, 그대로 인정하고, 좋은 선택을 합니다. 내게 있는 여러 힘들 중에 나, 또는 우리를 위해 발휘하고 싶은 좋은 힘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거죠. 당연히 성공적인 행동만 할 수 없죠. 잘했을 때 노력과 결과를 인정해 주고 저장하세요. 실수와 실패에서는 필요한 것을 다음에 잘 해내도록 기억하세요.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런 순간들로 삶이 채워진다면 얼마나 만족스러울까요? 나도 내 마음 가볍게 알아차리고, 바로 현명하게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데 그것이 쉽지 않단 말이죠. 이유가 있어요. 우리 마음 안의 미해결 과제들이 상처로 너무 깊을 땐 어떤 것부터 다뤄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다음 장에서 미해결 과제들을 다뤄 볼게요. 여기까지도 잘 와주셨어요.


지금, 마음은 어떠세요? 있는 그대로, 떠오르는 대로 알아차려 보세요.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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