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Zero 프로젝트, 벌써 3주 차 절반이 왔네요. 자, 먼저 뭐니 뭐니 해도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이죠.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크게 내쉬어 보세요. 다시 숨을 1, 2, 3초 들이마시고, 1, 2초 참았다가 1, 2, 3초 천천히 내쉬어 봅니다. 여러분 몸에서 일어난 감각들을 알아차려 보세요. 어깨가 뻐근할 수도 있고, 숨이 가쁠 수도 있고, 편안할 수도 있어요. 일어난 그대로, 알아차린 것을 수용해 주세요.
안전 기지 터전을 세우고 나면, 튼튼하게 쌓아 올릴 재료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어요. 좋아하는 크리에이터 중에 드로우 앤드류라는 분이 있어요. 그분은 부캐로 '마세슾'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마세슾은 'My Safe Space'의 줄임말이에요.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나누고, 댓글 중에도 안전함을 해친다고 느끼면 삭제를 하신대요. 안전 기지라는 용어가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실제로 구축해 가고, 지켜가는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여러분도 나의 안전 기지를 어떻게 만들고, 꾸미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마음이라는 넓디넓은 세계에 여러분이 원하는 어떤 장소, 공간이든 꾸밀 수 있어요.
이제, 우리는 평상시에 알아차림을 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감사한 순간들을 저장할 거예요. 자신감이 낮을 때도 있지만, 높을 때도 있잖아요. 높은 순간을 놓치지 말고, 저장 클릭이죠. 타박받을 때도 있지만, 칭찬받고, 인정받을 때도 있잖아요. 그런 장면을 '아싸!!!' 하면서 기억하고, 고이 간직하세요. 나의 안전 기지에 세울 멋진 재료들이니까요.
그렇다고 늘 긍정적인 장면만 있을 수 없죠. 지나가는 한 마디에도 마음이 타격을 받고, 밤이면 쉽게 잠들지 못할 정도로 사는 게 이유도 모른 채 고통스러울 때가 많아요. 상담받아 볼까 수없이 고민만 할 정도로요. 자, 마음이 아프고, 괴롭고, 힘들고, 지치고, 속상하고 화날 때는 어떻게 할까요?
감정들이 올라오면 이 안에 어떤 메시지가 있을까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마음이 여러분들 힘들라고 심술부리고, 그런 못된 존재가 아니거든요. 분명히 여러분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지금 이대로 가면 안 되다거나 예전에 상처 받았던 부위가 여전히 방치되어 있으니 돌봄이 필요하다고요. 마음 안, 저 구석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미해결 과제들이 언젠가는 봐달라고 손짓을 하거든요. 오랜 세월을 버티고, 엉겨 붙어 형체도 못 알아볼 정도래도 꼭 풀고 가야 할 한이라도 있는 듯이요.
여기서, 마음 굳게 먹고, 결심하고 갈까요? 미해결 과제를 더 이상 피하거나 누르기만 하지 말고 만나 보자고요.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고요. 여기서, 한 가지 미리 알려드릴 것이 있어요. 흔히, 과거의 상처를 돌아볼 때 상처 받은, 울고 있는 내면 아이라는 표현을 해요. 저는 엄마가 되고, 육아서 읽으면서 이 개념을 알게 되었어요. 부모가 아이에게 잘하고 싶어도 상처 받은 내면 아이가 울고 있어서 치유를 해줘야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고요. 상처를 싹쓸이로 없애겠다는 일념으로 내면 탐색을 열심히 했는데, 그 끝이 없더라고요. 알아차리고, 치유했나 싶으면 어느새 두더지 잡기의 두더지처럼 쏙쏙 올라오니 뿅 망치를 내려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다고만 생각하니까 화가 나고, 제가 약한 존재 같더라고요. 반발심이 들었어요.
'왜 내가 약한 아이야? 아이라고 상처를 받기만 하나? 아닌데..'
저의 두 딸, 옆집 아이들, 상담실에서 만난 눈앞의 아이들을 보니 달랐어요. 돈을 벌지 못하고, 보호를 받아야 하니 말은 못 하고, 상처도 주로 받지만, 다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사람들 말에 마음이 속상했고, 억울하고, 분했지만, 지금은 참고 있는 거였어요. 부모님의 상황을 생각해서 말 안 하고 참아주기도 하고, 너무 하기 싫어도 학원에 가고, 부모님이 원하는 것들을 해내고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의 삶의 해법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알았죠. 그러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손짓하는 건 상처들을 기억하고 있는 내면 아이가 어떻게든 회복하려는 몸부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한 때 무너졌던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었던 거라고요. 태어날 때 DNA에 저장되어 있던 대로, 나는 소중한 사람이란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요.
우리 이 세상에 갖고 왔던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단단히 세우고, 다가오는 미해결 과제들 만나봐요. 당신은 약하지 않았어요. 그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