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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매일의 해낸 순간, 저장하세요!!!

Mind Zero 프로젝트 4주 차

by 마음상담사 Uni

한국 사람들 입에 많이 따라다니는 표현 중 하나가 작심삼일, 의지박약이에요. 매년 1월 1일만 되면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올해는 달라지겠다고 결심하지만 얼마 못 가 포기하는 일을 의례행사처럼 반복하고 있죠. 단순 되풀이가 아니에요. 매년 한 번씩 역시 나는 의지박약이고, 결심한 일을 끝까지 못 해 내는 사람임을 확인시켜 주는 일이에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나라가 이만큼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그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성실, 책임감, 탁월함 덕분일 거예요. 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미루지 않고 해 내고,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지시를 위에서 내려도 어떻게든 기한 안에 해 내 버리잖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겸손의 미덕을 열심히 빛낸 결과인지 늘 본인이 성실하지 못하다, 의지가 부족하다는 말을 달고 살아요. 저는 그 이유를 몇 년 전에야 알았어요. 목표를 너무 크게 잡고 도달하지 못하니, 늘 못해냈다고 말을 하는 거죠. 매년 1월 1일의 새해 다짐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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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의 머릿속 생각들을 뒤집어 놓아 준 책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예요. 저자인 이범용 작가님이 운영하는 작은 습관 홈트에 참여하면서 삶에 변화가 일어났어요. 하루에 10분 안에 해 낼 수 있는 작은 습관 3가지를 정해서 매일 꾸준히 하며 내가 해냈다는 것을 뇌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그러면 뇌는 목표의 크고 작음보다도 해냈다는 것에 집중하며 내가 할 수 있다는 사람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죠. 작은 습관을 실행해 내는 시간을 충분히 쌓아가며 뇌 회로를 튼튼히 하면 나를 도와주는 뇌로 바뀌고, 그 뒤로 점점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동안 우리는 큰 목표를 잡고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완주하지 못하면 '역시 난 안돼, 끈기가 부족해..' 하며 좌절해 왔던 것이 방법이 비효율적이었던 거예요. 작은 일들부터 해내는 경험들로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다고 믿어줘야 성인이 되어서도 공부, 취업, 자기 계발 등에 임할 때도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고 성취감을 누릴 수 있어요.


작은 습관 홈트는 개인이 정한 습관 3가지의 실행 여부를 단톡방 안에 인증해서 올리고 한 달씩 결과를 공유하는 모임이에요. 1년 동안 참여하면서 제가 했던 목표는 '5분 명상, 책 한쪽 읽기,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기' 였어요. 저도 작심삼일의 대가 안 부럽다는 사람이었기에 참여하면서도 얼마나 갈까 했는데요. 1년을 지인들과의 연결로 버텼고, 성공률은 60% 간신히 넘었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다음이었어요. 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100일 동안 매일 블로그 1개 포스팅을 하는 모임, 왼손으로 버츄카드를 필사하는 모임들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모두 100%의 성공률로 완수해냈어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저의 뇌 회로가 나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뀐 거죠.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낸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하기로 마음먹고 도전하는 것들의 성공률이 놀랍게 올라갔고, 저의 커리어에 하나하나 쌓여갔어요.


한발 더 나아가서, 저의 블로그에 스며드는 프로젝트, 일명 '스프' 모임을 만들고 참여자 분들을 모집했어요. 매일 10분씩 나를 위한 활동으로 자신감과 성취감이 스며들며 서서히 성장하게 되는 시간을 목표로 했어요. 매일 감사한 순간 3가지 찾기, 버츄카드 한 문장 필사하고 가족의 미덕 발휘한 모습 기록하기, 실수했던 순간의 나를 지지해 주기 등 매달 다양한 주제로 모임을 진행했답니다. 1년 반을 경험하면서 아이를 위해 육아에 올인하며 전업주부셨던 분이 점점 자신감을 찾으면서 햄버거 식당을 오픈하며 사장님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하게 되셨어요. 굉장히 우울하셨던 분들도 조금씩 힘을 내게 되셨고요. 하루의 10분이 모여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더라도 한 방울씩이 모여 암석을 뚫는다는 것처럼 매일매일의 해내고 성공하는 경험들이 삶의 방향을 분명히 바꿔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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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는 리추얼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지인의 소개로 밑미 분들이 사업을 구상할 때 만나게 되었고,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제가 진행하던 스프 프로그램을 알려 드렸답니다. 밑미 분들이 고심 끝에 ‘리추얼’이라는 이름으로 탄생시켰고, 처음에는 보조 프로그램 정도로 시작했었어요. 저도 아침에는 버츄카드를 필사하고 저녁에는 감사일기를 쓰는 ‘버츄감사 리추얼’ 모임을 오픈했어요.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돌보는 시간을 내 삶의 주인으로서 갖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신의 도움 덕분에 코로나로 대면 모임이 막히면서 오히려 온라인 리추얼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밑미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답니다. 3개의 리추얼로 시작해서 현재는 달리기, 책 읽기, 감정일기 쓰기, 요가, 아로마, 드로잉, 집 꾸미기 등의 40여 개의 다양한 활동들이 운영되고 있어요. 특히, 혼자서 결심하고 해내기 어렵잖아요. 그럴 때 단톡방이나 온라인 밴드의 느슨한 연대로 서로 으쌰으쌔 지지도 해 주고, 격려 받으면서 함께 이 시간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렇다고 너무 사람들을 챙기거나 시간을 뺏기면 안 되니까 각자의 속도와 방향에 맞게 선택해서 4주를 보낼 수 있어요.


밑미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도 리추얼, 루틴, 습관 만들기 등이 열풍이죠. 4주 동안 결과로 100% 달성했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목표로 정한 행동을 통해 나를 만나고, 해냄을 저장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신뢰하게 되는 과정입니다. 성취함에 기쁨을 느끼고, 실패하거나 해내지 못할 때는 어떤 이유로 할 수 없었는지를 파악하고 다음에는 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도전할 수 있어요.


저도 스프, 밑미에서 리추얼을 진행하며 마음 근욱이 튼튼해졌다는 것을 실감해요. 아침에는 버츄카드를 매일 꾸준히 쓰며 미덕의 의미를 되새기고, 하루를 계획하며 이 미덕을 어떻게 발휘할지 떠올려요. 협동이라는 버츄카드를 뽑았으면 그날 가족들과 일을 분배해서 부탁하며 진행하고, 제 의견을 표현해야 할 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머릿속에 저장해요.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어요. 기분이 꿀꿀하고, 피곤해서 다운되었다가도 감사를 적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다 보면 스멀스멀 떠올라요. 그랬더니 감사가 생활 속에서 익숙해졌어요. 이 세상에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했을 만큼 운도 없고, 불행이 많다고 여겼던 저였잖아요.


하루는 라면과 주먹밥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어요. 멸치와 참치 주먹밥 중에 뭘 골라야 할까 고민하는데 다 먹고 싶더라고요. 둘 다 먹기에는 너무 배불러서 안 되고, 결국 참치 주먹밥을 택했죠. 맛있게 먹고 있는데, 주먹밥 안에서 멸치 한 가닥이 나왔어요. 그 순간, 제 마음속에서 올라온 소리에 또 놀랐어요.


"와, 제가 먹고 싶었던 멸치가 나오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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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상태가 문제라며 불만이 나올 수도 있었잖아요. 제 마음속에서는 감사로 선택하고, 행운이 따른 듯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했답니다. 하루아침에 극적으로 바뀔 수는 없어요. 딱딱하게 말라서 그릇에 딱 달라붙은 음식들은 바로 수세미로 떼려고 하면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고 힘만 들잖아요. 이럴 때는 따듯한 물에 담가서 불려 놓아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 음식들은 똑똑 떨어지고 힘 들이지 않고도 깨끗한 그릇으로 씻을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에도 따듯한 물을 부어서 시간을 들이듯 리추얼, 루틴, 작은 습관들로 매일 나의 해냄을 저장해 주세요. 시간이 걸린 만큼 효과는 백배 천배 만족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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