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나요? 아니면 과거? 혹은 미래를 살고 있나요? 어쩌면 지금은 현재와 과거, 미래 모두 짬뽕인 것 같아요. 혼합되어 있다가 지금 툭 하고 올라온 장면을 만나는 거죠. 과거의 미해결 과제가 올라와 자기를 해결해 달라고 손짓할 때도 있어요. 미래를 생각하니 준비해야 할 것도 있고, 걱정되는 마음을 워워 안심시켜줘야 할 때도 있죠.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에서 누려야 할 때도 있고, 아픔을 헤쳐나가야 하기도 해요. 삶에 존재하는 세 차원의 세계에서 지금, 나는 우선순위를 따져서 만나야 해요. 3주 차까지는 과거를 풀어왔으니까 4주 차에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욕구와 감정으로 올라올 때는 노란 신호등이라고 보면 어떨까요? 아주 가끔은 노란 신호등이어도 속도가 높았을 때는 멈추는 것보다 빨리 지나가는 것이 안전할 때도 있어요. 대부분은 브레이크를 밟으며 속도를 멈추다 보면 빨간 신호등으로 바뀌죠. 신호를 알아차리고, 잠시 멈추고 마음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기분이 어때?"
저도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드리는 질문이에요. 말씀을 하다가 갑자기 멈칫하신다거나 눈물이 서서히 차 오르신다면 대화를 잠시 멈추고,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물어요. 그 순간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속삭이는 소리를 들어요. 타인의 마음 소리는 누구도 들을 수 없어요. 오직 나만이 저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죠.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기분, 감정, 느낌, 욕구를 인정해 주세요. 그리고, 우리에게 있는 선택권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세요.
감정은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고 알려드렸죠. 화가 나는 감정을 알아차렸다면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어요. 선을 넘은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나를 어떻게 보호하고 선을 지켜야 할지 방법을 찾아야 해요. 여러 감정들이 엉키고 쌓여 폭발하는 마음이라면 일단 내가 지쳤다는 뜻이잖아요. 나를 먼저 돌봐주세요. 응급 처치처럼 긴급 수혈처럼 빵 터지기 전에 압박을 빼고 조절할 수 있도록요. 불안한 마음을 알아차렸을 때는 걱정되고, 긴장되는 거죠. 무엇이 걱정되는지 물어주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답으로 안심시켜 줄 수 있어요. 걱정되는 마음은 뇌 프로그램에 의해서 자동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관제 센터에서 객관적으로 정보를 알려주듯, 지금 현재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요. 긴장되는 신체 상태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주세요.
여기서 당연한 것 한 가지. 기쁘고, 행복한 욕구 만족의 감정도 알아차려야죠. 뇌는 부정적인 상황을 3~4배 더 강력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더 저장해야 해요.
'아, 지금 참 행복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
손에 쥔 모래알 빠져나가듯 흘러가지 않도록 저장 한 번씩 하고, 그 순간을 온전히 느껴보세요. 이런 장면들이 모여야 뇌가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요. '아,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라고요.
알아차림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에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발휘해 왔던 능력이죠. 어린 시절 우뇌가 우세하던 때는 배고프면 울고, 갖고 싶으면 갖고 싶다고 말하고, 안 되면 떼를 썼어요.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야 해도 친구랑 놀고 싶으면 까먹고 노는 것에 집중하죠. 엄마, 아빠한테 혼이 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하하호호 웃기도 해요. 등굣길에도 실내화 가방을 던지며 놀기도 하고, 오가는 길에 없던 것이 새로 생기면 가서 들여다보고 가야 하죠. 길을 걷다가도 바닥의 블록 색에 맞춰 폴짝폴짝 뛰어가기도 하고요. 그랬던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면서 순간의 알아차림이 쓸데없다는 사회의 압력에 맞춰 점점 쓰지 않게 돼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내가 건강해지려면 이 알아차림을 연습하고, 능력을 기억해 내야 해요. 알아차림을 살려내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명상이에요. 그중에서 제게 도움이 된 명상법을 소개할게요. 바로 마음 챙김 명상이에요. 대학교 은사님께서 20여 년 전부터 마음챙김 명상이 중요하다고 열심히 알려주셨는데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지금이라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어 참 감사해요. 일상에서 명상을 하며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시간을 꾸준히 훈련해 갈 수 있어요. 호흡을 관찰하고, 바디스캔을 하며 마음과 몸을 알아차려 봅니다. 과일이나 음식을 먹으면서도 입 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느껴보고, 걷는 동안에도 발바닥, 다리의 느낌에 온전히 집중하며 느껴보아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CEO들은 물론 실리콘 밸리의 직원들도 마음 챙김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명상의 시간을 꼭 챙긴답니다. 이 분야의 대표자인 존 카밧진은 마음챙김을 '순간순간 주의의 장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및 감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비판단적이고 현재 중심적으로 또렷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했어요. 또한, 알아차림을 하는 순간에 대해 이렇게 말해요.
'완전히 멈추는 일, 혹은 단순히 관찰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은 미래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토대를 마련해 준다. 원리는 이렇다. 이 순간에 충실해야만 미래에 더 높은 이해력과 분명한 시각, 그리고 친절한 자세를 가질 수 있으며, 자존감을 높이고 수용의 태도를 유지하며, 두려움이나 상처에 연연해하지 않을 수 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은 모두 지금 일어나는 일인 셈이다.'
명상 등을 통해 알아차림을 회복하는 일은 이제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예요. 마음은 수시로 변화무쌍하게 변하니까요. 이 마음에 내 본연의 힘이 잠식되지 않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