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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Dec 21. 2021

이제 미래는 Unique & Unity

사춘기가 두려운 부모에게 06

  사춘기가 부모에게 온 두 번째 기회라고 했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능력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할까요? 미래에 대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전이 있다면 부모님들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부모님들과 자녀의 갈등을 보면 대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저럴까, 공부를 해서 좋은 대학교에 가야 뭐라도 하고 살지.'라며 부딪히고 싸움이 됩니다. 부모라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만 하고 싶나요? 아니죠. 우리도 아이들이 싫어하는 잔소리 안 하고 싶은데 이대로 뒀다가는 성적도 떨어질 것 같고, 좋은 대학도 못 갈 것 같고, 낙오자가 되고, 불행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라는 프레임이 가만 두질 않아서일 거예요.


 그럼, 우리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볼까요? 미래에는 어떤 능력을 발휘해야 하고, 돈도 벌고, 잘 살아갈 수 있을지를요. 2018년도 한 신문사의 신년기획 기사로, 명사 100인이 꼽은 미래인재의 필수 역량은 5가지로 압축됐어요. 창의력과 인성, 융복합 능력, 협업 역량,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며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능력으로 창의성을 꼽았어요. 또 무엇보다 인성, 협업 등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으로서의 건강한 내면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보고서에서 '2033년까지 현재 일자리의 46%가 사라질 것'이라는 결과가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미래의 시계는 5년 이상 빨라졌다고 합니다. 인간의 '직업(Job)'이 없어지고, 대신 '업(work)'이 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특정 직장이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대세가 된다는 뜻이에요.


출처: 중앙일보 기사, '난 열 가지 일해요. 저무는 1인 1업 시대' 2018년 1월 3일,   윤석만, 남윤서 기자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변화들은 커지고 있었어요. 유튜브를 비롯해 인스타, 블로그 등의 SNS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분들은 너무도 쉽게 볼 수 있죠. 오히려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까지 바뀐 것 같아요. 요리도 이제는 책이 아니라 영상으로 쉽게 배울 수 있고, 반려견을 돌보는 방법, 자동차, 심지어 농기계를 수리하는 것까지도 집에서 편안히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외활동이 제한되면서 온라인 세상이 열렸는데요. 온라인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분야들도 방법을 찾고 있어요.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 수업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죠. 이제는 박사, 교수님, 전문가 등의 학력과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실제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더 신뢰하고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심리상담사라는 직업 외에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어요.  평생 상담실에서 사람들을 만날 거라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글과 칼럼을 쓰는 작가가 되었고, 부모교육 등의 강의를 하는 강사로,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팟캐스터, 유튜버 등의 '업'이 다양해졌어요. 단순 취미를 넘어서 이 활동들이 수익으로 연결되고, 세상에 없던 것들을 꿈꾸고 바랄 수 있게 되었답니다.


 달라질 세상 앞에서 학교 현실은 아직도 성적 위주의 차별, 대입 명문만이 길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해요. 좋은 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능력을 비춰줘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공부로,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춤으로,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그 역량으로 인정해 주고, 지지해 줄 때 자신이라는 사람의 힘을 믿고 자존감을 키워갈 수 있어요. 획일화된 목표와 잣대로서, 각자의 모습으로 빛나는 아이들을 평가하고 판단해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하도 여기저기서 말해와서 휩쓸려 왔지만, 이제는 진짜에 눈을 떠야 합니다.  

 

 인도 우화 집을 엮은 류시화 시인의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넣지 말라> 책에 나오는 '상상 속 문제' 편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오래된 궁전에 수세기 동안 닫혀 있는 문이 있고, 그것에 관련된 한 가지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었어요. 궁전을 지은 왕이 문에 수학 방적식 문제를 새겨 놓았는데 방정식을 푸는 사람만이 문을 열게 해 놓았다는 것이었어요. 수많은 이름난 수학자, 과학자, 철학자들이 찾아왔지만 방정식을 풀지 못하고 돌아갔어요. 결국 왕국은 쇠락의 길을 걸었고, 문은 폐허 한가운데 굳게 닫혀 있었어요. 그 누구도 문을 열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때 자유로운 정신과 상식을 갖춘 한 이방인이 문을 열어보기로 했어요. 특별한 위인만이 문을 열 수 있다는 사람들 앞에서 손잡이를 돌려 부드럽게 안으로 밀었더니 문이 활짝 열렸어요. 놀라워하며 닫혀 있던 문을 연 비결에 대해 묻자 마음속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어요. 어쩌면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믿고 문을 열어보았다고 했어요. 아름다운 궁전의 문은 닫혀 있었을 뿐이지 잠겨 있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어요.

 어쩌면 우리도 특별하고 위대한 사람들, 소위 명문대학을 나오고 번듯한 대기업에 다녀야만, 끝에 '사'자가 붙은 직업을 가져야만 성공이라는 사람들 말만 듣고 있던 건 아닐까요? 아름다운 궁전의 문처럼 찬란히 빛나는 우리 아이들 내면의 힘을 보지도 않고, 믿지도 않고 남들이 어떠하다는 말만 따라오진 않았었나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도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이제는 손잡이를 잡고 부드럽게 밀어 보아요. 아이들 각자의 멋진 미래 비전을 보아 주세요!!!


 앞으로의 시대는 Unique & Unity예요. 지금까지는 전체, 나라, 학교, 가족이 먼저니까 무조건 따르라고 했어요. 그래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 행복했나요? 전체만을 강조하다가 마음이 아프고 다친 분들이 너무 많아졌어요. 이제는 우리 순서를 바꿔봐요. 한 명 한 명의 독특함과 내면의 건강한 힘을 발휘하면서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어요. 개개인을 존중하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부모에게 온 두 번째 기회의 비전은 아이들을 존중하며, 그 속의 값진 보석들이 빛나며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기!!! 우리가 한 번 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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