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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Jan 04. 2022

나의 자존감이 유전된다면

사춘기가 두려운 부모에게 16

"자녀가 어떻게 자라길 바라세요?"


 부모교육 강의 중에 부모님들께 질문을 하면 비슷한 내용의 대답이 나와요.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의견도 잘 표현하고, 밝고 자신감 있게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고, 자기가 원하는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세요. 한 마디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요. 그럼, 다시 여쭤봐요. 


"여러분의 자존감은 어떤가요?"

"보통이요"

"좋은 편이에요"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은 자신 있게 먼저 몇 분 대답을 해 주시고,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목소리로 대부분 자존감이 낮다고 하세요. 부모가 행복하고, 자존감이 높아야 아이도 그렇다는데 걱정된다고 하세요. 다가올 시대도 인성과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자기처럼 아이가 자신 없고, 불행하게 살게 될까 봐요. 행여나 자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면 불안하고, 자책하게 되고, 결국은 화가 나서 아이를 다그치고, 바뀌게 하려고 잔소리만 많아진대요. 이 상황이 참 안타까워요. 자존감이 낮다는 말에서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심리적으로 힘든 데다가 아이 때문에도 걱정과 부담을 한 아름 지고 가는 중이실 테니까요. 또,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10개 중에 다 잘하고, 한 두 개만 못해도 '난 역시 안 돼, 왜 난 안 되지?' 생각하는 분들이시니까요.  

 우리 잠깐 멈추고, 진짜를 알아차려 볼까요? 딥이 쉽게 나오지 않고 쳇바퀴처럼 돌기만 할 때는 브레이크를 걸고, 한 발 물러서서 보는 것도 필요해요. 먼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자존감이란 녀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드릴게요.   


 아이들이 10세 미만의 나이에는 우뇌가 우세하게 자랍니다. 지금, 현재에서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예술적인 감각들이 살아있는 시기이죠. 부모님들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규칙과 습관을 강조해도 잊어버리거나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에게 혼나도 금세 잊는 것 같고,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며 오히려 위로해 주는 것도 지금 여기를 살기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10세 이후, 좌뇌가 우세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시기가 되면서 웃음도 적어지고,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사춘기는 아이의 뇌가 리모델링 중인 것도 이제 잘 아시죠. 그동안의 경험을 되짚어서 내가 누구인지 찾아내려 해요. 어디에서 내가 누구인지 소스를 얻을까요? 바로 어렸을 때 듣고 저장해 두었던 부모님, 선생님, 친척들, 친구들의 이야기와 기억에 남는 경험들로 정리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것이 자존감으로 연결됩니다.    

출처: 픽사베이

 ‘어린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없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반영해서 자신을 볼뿐이다. 나쁜 아이라거나 게으르고, 못됐고, 멍청하고, 부끄럼을 타고, 조심성이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은 아이는 부모나 다른 어른이 자신에게 부여한 그 그림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각의 기술>, 세실 오스본 저)

          

 세실 오스본의 말처럼, 아이들은 뇌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릴 때 주변 사람들에게 평가받은 대로 자신을 봅니다. 뇌가 종합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20대 초 중반 이후에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이전에 형성된 뇌의 프로그래밍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익숙해졌어요. 이때 나에 대해 형성된 믿음들이 100% 객관적이고, 사실일까요? 이 질문을 드리면 하나같이 고개를 저으셨어요.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님의 마음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아이를 키우고, 가장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게 되는지를요. 하지만, 그때의 우리는 어떠했나요? 저희 세대만 해도 먹고사는 것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보다 중요했고, 아이들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시키는 대로 따라와라 주의였잖아요. 지적하고 함부로 말하고, 혼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과 학교에서 용인된 사랑의 매는 지금으로 치면 상식의 선을 넘는 것들이 많았어요.    


 심리학자인 알렉산더 로이드의 <러브 코드> 책에 위스콘신 대학교의 연구원인 브루스 립튼 박사의 실험이 나와 있어요. 인간의 근육 세포가 위축되는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복제 실험을 실시한 결과 개인의 근육 세포는 환경에 대한 지각을 기반으로 반응하고 변화하지만 꼭 실제 환경에 근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밝혔어요. 추가 연구에서도 이 같은 규칙이 인간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즉, 우리는 사실 그대로가 아닌 환경에 대한 지각을 기반으로 반응하고 변화한다고 해요. 지각의 다른 말은 곧 우리의 믿음이며, 립튼 박사는 모든 건강 문제가 우리의 잠재의식에 자리한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해요.   


 우리는 어른으로 성장했고, 분명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어린 시절부터 20여 년 동안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대해 준 방식과 시선들로 나를 대하고 있지 않나요?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된다면 나를 다시 제대로 보는 것이 필요해요. 자존감을 높이려고 멋있는 곳에 가서 힐링하고, 명품을 사고, 겉을 멋지게 꾸며도 나를 이해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아요.    


자, 여기까지 잘 알아차리셨어요. 앞장의 마음 원리에서, 마음에 쌓인 미해결 과제들의 감정과 욕구가 지금 여기에 올라온다고 알려 드렸어요. 또,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까지 나에게 주어진 주변의 반응들로 나에 대한 믿음, 자존감을 형성하고, 지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까지 알았어요. 


 이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고 싶나요? 선택권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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