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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상담사 Uni Apr 26. 2023

시크릿 실험 프로젝트, 드림보드

   자기 계발서 좀 읽었다 하는 분들에게는 '시크릿'이란 단어가 익숙할 것이다. 론다 번의 <시크릿>이란 책에서는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우주 만물이 그것을 도와준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알려준다. 비슷한 것끼리는 서로 끌어당기게 되어 있고, 물질뿐만 아니라 생각, 에너지, 정신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원하는 대상을 집중하고 생각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을 통해 그 대상이 오고, 자신의 좋은 감정을 통해 높은 주파수의 파장으로 꿈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누구나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 '상상과 생각이 현실이 된다'는 말들은 예전의 나라면 코웃음 쳤을 것이다. 지구에 잘못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운이 없다고 좌절하던 나에게는 허무맹랑한 말이나 다름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작은 일들부터 될 거라고 믿으며 이루어지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시크릿마저도 실험해 보고 싶어졌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이 시크릿 법칙으로 성공하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하니 나도 해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진 거다. 뭐, 나에게는 안 통하는 법칙이라 해도 어차피 잃을 것도 없지 않은가.     



 <시크릿>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로 여러 가지가 있다. 에너지를 전환하고 원하는 것이 더 많이 이루어지게 하는 도구로서 '감사하기',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으로 '시각화하기', 부에 집중하며 ‘지금 행복을 느끼기’, 사랑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려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기‘, 기쁨을 끌어당기고 부정성을 내쫓기 위해 '웃기' 등이 있다.     


 여러 방법들 중에 프로젝트의 결과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각화하기에 중점을 두어 앞으로 실험해 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때마침 꿈을 시각화하는 드림보드를 만드는 모임의 모집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부터 시크릿이 시작된 것이었을까?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했다. 평상시에는 우유부단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어떨 때는 잔다르크형인 INFP 아니랄까 봐 용감하게 밀어붙일 때가 있다.           

  사실, 이때의 심정은 벼랑 끝에 몰린 느낌이었다. 결혼한 지 십 년이 훌쩍 넘어갔지만, 남편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치사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 나의 힘이 밀릴 때마다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두 아이 육아에 집중하느라 일은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밖에 할 수 없었고, 경제관념이 투철한 남편에 비해 비자금을 챙길 현명함이나 야무진 면이 부족했었다. 먹고사는 일이 달린 것도 아닌데 벼랑 끝은 오버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정마다의 속사정이 있으므로 나에게는 번듯하게 돈을 모으고, 주체적인 힘을 갖는 것이 절실했다. 그래서도 시크릿을 강하게 끌어당겼던 것 같다.          


 드림보드를 만드는 과정은 리더가 정한 과제들로 4주 차에 걸쳐 진행됐다. 1, 2주에는 인생을 돌아보면서 내가 힘들었던 때, 그때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질투가 났던 상황,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 등을 글로 먼저 적어보도록 했다. 의식 저편으로 미뤄뒀던 삐죽한 이야기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에너지를 정돈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부정적인 기억들에 눌려진 힘을 말랑말랑하게 해 주고, 진짜 집중해 주어야 할 곳에 쓸 수 있도록 말이다.           


 3주 차에 본격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이미지로 찾았다. 잡지 속 사진이나 글, SNS에서 캡처한 이미지, 직접 찍은 사진 등등 찾고 보니, 대략 열 장에서 열다섯 장 정도 되었다. 4주 차에는 찾은 사진들을 캔버스나 코르크 판에 붙이고 소개하는 영상을 찍어서 업로드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였다. 어떤 모임이든 처음에 지원한 사람들의 1/3은 중도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듯 이 과정도 끝까지 완성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찾는 것 자체도 우리에겐 쉽지 않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물론이고, 원하는 욕구를 표현하는 기능을 억압해 왔다. 말해 봤자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버릇이 없다고 듣거나 자기주장이 세다고 평가받는 것이 다반사였다. 어른이 되어 내가 원하는 꿈, 모습들을 찾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낯선 경험인 것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나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욕구를 알아차리고, 나의 내면에서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힌트를 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의욕이 넘쳤던 나는 4주 과정을 완수하고, 2019년 1월에 생애 첫 나만의 드림보드를 갖게 되었다. 상담사로서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 라디오 DJ, 상담의 대중화, 롤 모델이신 정혜신 박사님, 치유의 숲으로 꾸며질 상담소의 모습, 제주도에 갖고 싶은 나만의 별장, 그리고 제주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전용 비행기까지. 내가 선택한 미래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았다. 왼쪽 하단에는 날짜를 적고, 싸인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이 드림보드는 거실의 책장 위에 자리를 잡았다. 오며 가며 자주 눈에 담고, 틈이 날 때마다 내가 원하는 모습이라며 말해 주었다. 무의식 속 씨앗들에 물을 주고, 햇빛을 주는 일처럼 느껴졌고, 당장 이뤄지는 일들이 없더라도 기쁜 순간들이었다. 드림보드에 올렸던 이미지가 이루어지는 순간도 꼭 놓치지 않고, 체크하며 '나도 원하는 대로 될 수 있구나'를 믿어 주었다.           


 시크릿을 실험하고자 드림보드와 함께 한 지, 만 4년이 넘었다. 그 사이 나의 삶은 어떠했을까? 상담사로서 원했던 상담의 대중화를 위해 자아성장 플랫폼 ‘밑미’ 팀과 함께 일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멋진 프로필 사진을 찍어 주었다. 절대 의도했던 사진이 아니었음에도, 찍고 보니 드림보드의 이미지와 닮아 있었다. 팟캐스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분들 덕분에 <당신에게 보내는 따듯한 목소리>의 진행자가 되었다. 제주도에 별장으로 찜해 두었던 핫 플레이스에는 하늘이 보내 준 선물처럼 생일날,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실험 덕분에 드림보드를 사람들에게 자꾸 이야기하다 보니까 우연한 기회에 단독 워크숍과 리추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내게도 통했듯이 역시나 사람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았고, 나만의 특별한 콘텐츠가 되었다.  이쯤이면 실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몇 십억, 몇 백억 자산가들의 성공처럼 거창한 꿈들만이 시크릿의 결과가 아니다. 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내면의 씨앗들을 알아차리고, 각자의 나무들이 자라나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시크릿이다. 나 또한, 나를 믿지 못해 삶의 의미를 놓쳤었지만 드림보드를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했고, 미래가 불안해서 흔들릴 때마다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나는 앞으로도 드림보드와 함께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며 갈 것이다. 비록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의 의식이 자꾸 까먹어도 꼭꼭 기억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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