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에 흔들리는 때가 참 많아요.
엄마로서 살 때 특히요...
2020년 1월부터 쭉 함께 있잖아요.
6개월을 집에서 함께 보내다 보니,
제가 지치면 직격탄으로 아이들에게 대하는 자세가 흐트러져요.
아이들에게 잔소리도 많아지고,
혼도 많이 내게 되죠.
얼마 전에, 둘째 딸이 저에게 이 말을 했어요.
"나, 엄마 싫어.
내가 나갔으면 좋겠지?"
아... 딸로서 저런 마음먹을 수 있지만,
듣는 엄마 마음,
참 발끈하면서도 할 말 없게 만듭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을 존중하지 못했어요.
제 생각대로 이야기하고, 말투도 퉁명스러워지고,
아이들도 집에 있고 싶어 있는 게 아닌데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고요.
2020년 상반기는 제 개인적인 상황들도 겹쳐서
아이들에게 소홀했어요.
13년간 엄마로 매진하며 살아왔던 삶을
잠시 놓게 되니까 점점 늪으로 빠지더라고요.
사회적으로도 기대했다가 포기, 좌절의 과정이었잖아요.
아이들보다도 엄마인, 저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감정의 밑바닥에 빠져서 하루 종일 우울하기도 했고,
미친 듯이 밖을 찾아 나가기도 하고요.
폭풍 같은 그래프의 곡선을 지나고 나니
저의 안정권으로 들어온 듯해요.
저만의 삶이었으면 더 미쳐 날뛰었을 텐데
이럴 때는 엄마라서 고마워요.
빨리 중심 잡을 수 있도록
아이들이 힘이 되어주거든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려고요.
마침, 오늘 첫째가 학교 가는 날인데
제가 먼저 일 때문에 나오게 됐어요.
아이 물병을 챙겨주면서
문득 쪽지를 써 주고 싶어 졌어요.
아주 오랜만에요...
사실,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매일 해 왔던 일입니다.
딸들이 급식을 하니까 도시락까지는 못 싸줘도
물병에라도, 수저통에라도
저의 마음을 느끼길 바라며
매일 쪽지를 써줬어요.
할 말이 생각 안 날 때는
'행복한 하루 보내렴'
어제 잘했던 일이 있을 때는
'우리 딸, 성실과 탁월함이 최고다~~~'
오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는
'우리 딸, 파이팅!! 어떠해도 좋아!!!'
어제 싸웠을 때는
'딸, 미안해.. 엄마가 미쳤었나 봐..
어제는 미안했어..
사랑해~~'
그리고, 마지막에는
'늘 응원하는 엄마로부터'
꼭 적어줍니다.
다시 아이들에게 제 마음을 표현하는 순간을
되찾습니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마음을 들으려 했던,
서로의 눈빛을 보며 감사했던 시간들로
가 봅니다.
큰 거, 거창한 거 말고
작은 순간들에서 아이들과 연결되렵니다.
엄마가 얼마나 생각하고, 사랑하는지를
순간순간 느끼며 저장해 두면
제가 이 세상을 떠난 그 날에라도
언제든 아이들이 사랑이 고플 때
꺼내서 채워줄 거예요.
코로나에 흔들려도,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이제 제자리입니다.
절대 중심 놓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