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의 안전한 거리
나와 타인과의 거리 감각을 알아보는 활동이 있습니다.
공간을 먼저 정리합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실 넓이가 약 20평 정도라고 하니, 20평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교실 맨 앞의 교탁까지, 교실 맨 뒤의 사물함까지 치우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앉아 있던 책상과 의자는 모두 치웠습니다.
공간의 맨 앞쪽에 열 사람이 한 줄로 섭니다.
공간의 맨 뒤쪽에도 열 사람이 한 줄로 섭니다.
교실 공간의 맨 앞과 맨 뒤의 거리 약 7미터.
약 7미터의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서 있습니다.
둘은 서로 모르는 사람일 경우도 있고 이미 아는 사람일 경우도 있습니다.
“한 발 앞으로 나와 주시겠습니까?”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한 발씩 앞으로 나옵니다.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 사람의 보폭이 70-80센티미터 정도 된다 합니다.
계산상의 편의를 위해 70센티미터로 가정해 보겠습니다.
마주 본 두 사람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려면 각자 다섯 발 정도 앞으로 오면 됩니다.
이 활동은 둘 중 한 사람이 다가가기를 멈추면 끝납니다.
멈추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한두 발에서 멈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상대적으로 나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타인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이겠지요.
한두 발에서 멈추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보다는 더 많이 전진합니다.
대개 1-2미터 거리까지는 다가옵니다.
대개는 1-2미터 거리쯤에서 멈춥니다.
이 쯤이 타인과 나의 몸의 적정거리입니다.
두 사람이 밀착되도록 가까이 다가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이 활동을 할 때도 그랬습니다.
다행히 우연히 짝이 된 분도 저와 비슷했습니다.
저희는 코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습니다.
저와 같은 이들은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원치 않을 때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 활동은 두 가지를 관찰합니다.
내가 타인과 (물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리는 어디까지인가?
내 앞의 상대가 나와 (물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리는 어디까지인가?
사람은 모두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리가 다릅니다.
이 활동의 핵심은 상대방이 멈추면 나도 멈추는 것입니다.
물리적 거리도 그렇습니다.
사람 간 관계도 그렇습니다.
상대방이 멈추는 곳에서 나도 멈춰야 합니다.
존중이 행위로 가시화된다면 이런 모습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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