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을 보다가
학생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은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주변에서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고 한다며 억눌린 마음을 눈물로 쏟아냈다. 다른 학생은 "내가 뭐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우울한 표정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청춘의 고민을 듣고 있던 차태현 씨는 "많은 것을 도전해 보라"고 "당신답게 살면 된다"고 전했다. 그뿐만이 아닌 1박 2일의 다른 멤버들 특강도 요점은 그러했다.
요즘 청년들은 분명 살기 힘들다.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이 10%를 육박하고 지난 주말 치러진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는 무려 9만 명이 몰렸다. 최저 임금'님'을 좀 올려 달라고 청년들은 직접 거리로 나서기도 한다. 팍팍한 시대다. 먹고 살기를 고민해야 하기에 꿈을 꾸는 것은 둘째치고 꿈이 무엇인지도 찾지 못한 채 현재를 살아간다. 그래도 지금의 청춘이 조금은 부럽다. 단지 그들이 젊어서이기 때문은 아니다.
1981년 생은 베이비붐 세대의 베이비들이다. 초등학교(사실은 국민학교를 다녔다) 때는 오전반과 오후반을 경험했고 한 반에 60여 명이 함께 생활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후 학교가 추가 신설되었는지 한 반의 학생은 대략 50명 남짓 되었고 이를 고등학교 때까지 유지했다. 81년생인 우리가 수능을 치던 1999년에는 응시자가 사상 최대인 86만 명을 기록했다. 대입이 쉬었을 리가 없다. 가고 싶은 대학에 가는 학생보다 가지 못하는 학생이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집이나 학교에서 꾸준히 '성적'만을 강요한 것도 그 시절 '상황'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ARS로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 방방 뛰었다. 옆에 있던 동생은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다. 고등학교 때 그토록 가고 싶었던 ** 대학교가 아닌데(그 대학을 가기에는 점수가 안 나왔다)도 뛸 듯이 기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도 학교도 모두 반쪽의 축하를 해주었을 뿐이다.
'축하해.. 그런데 모의고사보다 못봐서.. ** 대학교 못 가서 어떡하냐?'
뒷말은 듣고 싶지 않았는데 어른들은 꼭 한 마디를 덧붙였다.
취업은 대입보다 더 어려웠다. 공채는 직종에 상관없이 안 넣어 본 데가 없었다. 꿈도 꿈이지만 일단은 취업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취업은 했다. 별생각 없던 곳에서 1년을 다니다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했다. 또 원하던 일을 얻지 못하고 다시 별생각 없던 다른 곳에 취업했다. 그리고 2년을 더 다녔다. '원한다고 꿈꾼다고 다 이뤄지지는 않는구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내가 이제부터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지' 고민하며 끊임없이 괴로워했다. 그 시간에 그 누구도 나를 위로해 주지는 않았다. 부모님은 그저 방황하는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봤을 뿐이고 주변의 친구들은 잘 나가기만 했으므로 나는 더욱 초라해졌다. 초라함을 들키지 않으려 무던히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실제로 나는 위로가 필요했다. '너 지금 잘 살고 있다. 네 삶도 괜찮다'는 한 마디가.
이 시대의 청춘은 그때의 나보다는 낫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도 있고 '걱정 말아요 그대, 김제동의 톡투유'도 있고 무한도전의 '나쁜 기억 지우개'도 있다. 그리고 지난주에 동구와 차태현이 전한 1박 2일의 특강까지. 예능도 청춘을 이해한다.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듣고 공감해 준다. 어른과 사회로부터 위로받는 지금의 청춘이 그래서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