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친구가 없을까

친구의 결혼식에서 해답을 찾다

by Ara

"신랑신부 친구분들 앞으로 나와주세요."


학창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던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친구는 자신처럼 인기 많은 신랑을 만났고, 둘의 결혼식에는 친구들이 엄청 많이 왔다. 큰 홀에서 식을 올려 자리가 좁은 것도 아닌데 친구들 사진을 세 번에 나눠서 찍어야 할 정도로 친구 하객이 많았다. 사진을 찍고 자리로 돌아온 나에게 옆자리 노부부께서 말을 건네셨다.


"친구가 저렇게 많은 걸 보니 신랑신부가 인성이 참 좋은가 봐요."


그 자리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네."라고 대답했지만, 어느 날 문득 친구가 별로 없었던 내 결혼식이 떠올랐다. 나는 남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누군가의 결혼식에 초대받아도 축의금만 전하고 대부분 참석하지 않는다. 꼭 축하해주고 싶은 친구들의 결혼식에만 가끔 갔다. 예의상 남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님을 알기에, 내 결혼식에는 친구를 아무도 초대하지 않고 가족들끼리만 하는 스몰 웨딩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가족의 의견에 부딪혀 결국 규모가 큰 결혼식을 할 수밖에 없었고, 친구들을 초대해야 했다. 그래도 나의 신념에 따라 내 하객은 정말 최소한으로 줄여 평소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 않는 친구들, 내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친구들은 초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닌데, 이렇게 제한하다 보니 정말 친구 하객이 없었다. 우리 부부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신부가 인성이 참 안 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했을지도.


얼마 전 남편이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를 보냈다. "친구 없는 사람은 지능이 높다", "친구 없는 사람은 멘털이 튼튼하다." 등 나처럼 친구가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내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사람을 만나는 행위" 자체는 좋아한다. 길 가다가 마주친 낯선 사람들과 너스레 인사도 잘하고, 처음 보는 동네 이웃들과 넉살 좋게 스몰토크도 잘 나누는 편이다. 하지만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 학교 등 어떤 곳에 함께 소속되어 비자발적으로 같이 지내다가 마음이 잘 맞아 활동이 끝난 후에도 자발적으로 계속 인연을 맺어가는 것을 못한다. 아쉽지만 내 생각에 나한테 친구가 많지 않은 건 지능이 높아서도, 멘털이 튼튼해서도 아닌 것 같다. 인간관계는 밸런스와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데, 난 너무 빨리 다가서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기도 하고, 정작 관심을 보여야 할 때는 무관심하고, 나와 가까이 지내고 싶어 하는 친구는 밀어내고, 나한테 별 관심이 없는 친구에게는 과하게 들이대는 이상한 청개구리 심보까지 있다. 심지어 별다른 일도 없는데 내가 내킬 때(=내가 심심할 때)만 모임에 참석한다. 이러다가 관계가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지쳐 "에잇 귀찮아!" 하면서 혼자만의 동굴로 들어가 버린다. 이걸 다 알면서도 친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의향은 전혀 없다.


적고 보니 내가 친구가 없는 건 정말 인성이 나빠서인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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