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그대의 웃음소리가 좋아서

by 영원

J는 웃었다. 웃음소리가 참 이뻤다. 맞아, 원래 웃을 줄 아는 사람이었지. J는 점점 밝아졌다.


"귀엽네. 언제부터 그렇게 귀여웠어?"

"날 때부터?"

뻔뻔해졌다. 귀엽다, 그래도.


J는 늘 바닐라라테를 마셨다. 장어를 먹고 베트남쌀국수를 먹었고 솥밥과 해신탕을 먹었다. 그는 내게 소소한 선물을 했고 매일 톡을 했다. 통화 내용은 점점 가벼워졌고 유쾌해졌다. 스물 몇 살 그때 애니콜로 연인 요금제로 밤새 대화했던 것처럼.


나이는 먹어도 연애의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는 꿈도 꾸지 못할 것 같은 설렘은 그렇게 다가왔다.

"걱정이 있어."

그리고 그 어느 날, 내가 물었다. 자꾸 가슴이 간지러웠다. 마흔 후반에 봄바람이라니, 두 번 다시 이런 감정은 못 느낄 줄 알았는데 자꾸 마음 한편이 간질거렸다. 나는 인내심이 없다. 기어이 못 참고 먼저 말을 꺼내고 말로는 차마 묻지 못하고 톡을 보냈다.

' 다시 너랑 정들까 봐 그러지.'


"너라니, 오빠랬지. 학번은 같아도 나이는 내가 많아. 곧 50이다."

J가 전화를 걸어왔다.

"좋겠다. 나이 많아서."

실은 자기도 얼마 전부터 나와 같은 맘이었노라고, 이런 글을 써두었지만 보내지 못했노라 답했다.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너무 편하고 좋아.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욕심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살면서 가장 먼저 깨닫고 배운 게 참는 거였는데 가당치도 않게 욕심이라는 게 생긴다.'


그리고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부터 우리의 1일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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