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새해 목표

by Aragaya





1월 1일, 각 잡고 새해 목표를 세웠습니다. 어릴 적, 그리고 30대 초반 정도까지는 습관처럼 새해 목표를 정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실천도 잘 안 하고 왠지 쑥스러워 오랫동안 새해 목표 따위는 신경 안 쓰다가, 2021년 작성해서 재미를 본 후 해마다 A4용지에 출력해 차곡차곡 모으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키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며 매년 반복되는 다짐도 많습니다. 못 지킨 목표 재활용률이 매우 높은 거죠. 올해도 지난 목표를 주욱 읽어본 후 세 가지 큰 목표를 정했습니다.


하나! 2025년, 첫 책을 내다.

어떤 형태로 책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분량을 채우고 '퇴고'도 해보고 '탈고'란 것도 해보고 싶습니다. 독립출판, 자가출판, 공모전 당선 등 무엇이든 시도하겠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내 글을 기획도 해봤고, 브런치에 올리고, 글쓰기 모임에 들어가 큰 기쁨을 맛봤으니 올해는 성과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남편은 건축물 화재예방 책을 내고 싶어 하고, 딸도 삽화 곁들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하니 셋이 으쌰으쌰 해보면 좋겠습니다.


둘! 딸과 세 번 자연 여행하다!

숲 산책이나 바다, 호수 수영은 자주 하지만, 올해는 알프스 등반이나 순례길 걷기 등 더 큰 노력과 지구력이 필요한 자연 여행을 곧 12살이 될 딸과 해보겠습니다. 딸은 동의했고, 여름 방학, 가을 방학에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5, 6년 간 해마다 올인클루시브 호텔에서 보냈던 휴가는 이제 안 하려고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프로그램 덕도 보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부모가 편했지만, 이제 '진짜' 여행을 '자연'에서 하고 싶습니다. 지리산에서, 불가리아 릴라 산맥에서 느꼈던 야생의 맛, 무념무상이 되는 순간을 딸과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이건 첫 번째 목표보다는 쉬울 것 같습니다. 제때 숙박, 교통편 예약만 해두면 반은 성공한 셈이니까요. 지금 봐둔 곳은 여름에 20일 정도 뮌헨 근교 알프스, 오스트리아 알프스 등반, 가을에 스페인 산티아고 길 2주 코스 등입니다.


셋! 독어 공부하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됐건만, 이 단골 아이템은 포기가 안 되네요. 독일 생활 근 20년에 또다시 '독어 공부'입니다. 세부 계획은 1. 매일 Deutsche Welle 뉴스로 문장 공부하고, 2. 한 달에 한 권 쉬운 독어 책(청소년 문학, 전기나 자서전) 읽고, 3. 말하기 표현력도 높이고 싶습니다(어떻게? 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 11월부터 딸이 학교 독일어 교재로 가져온 소설이 맘에 들어서 후속 작까지 찾아 읽었습니다. 주디스 커Judith Kerr라는 독일계 영국 작가의 자전적 소설 3편을 독어로 번역한 책들인데 어렵지 않으니 오래간만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여기서 영감을 얻어 올해만큼은 한글 독서를 줄이고 독어 독서를 늘릴 셈입니다.


우리에게는 음력설이 있습니다! 이렇게 세 가지 목표를 질러놓고 1월 말 음력설에 다시 고치고 덧붙이면 됩니다. 월별 세부 목표도 곧 적어야 합니다. 지난 몇 년 새해 목표 출력한 걸 꺼내두고 새 목표를 적는 과정 자체가 뿌듯합니다. 아직 철이 덜 든 건지, 왠지 이번에는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커버 이미지: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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